[친절한 경제] 3분기 가계동향 살펴보니…얼어붙은 저소득층 소비
<앵커>
금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벌고 또 얼마나 쓰는지 통계가 나왔죠. 저소득층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있는 게 눈에 띈다고요?
<기자>
지난 3분기 우리 국민들의 살림살이를 뜯어봤더니요.
일단 전체 평균, 그러니까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한 달에 503만 3천 원 정도로 집계됐습니다.
가구당 평균 2.27명 정도가 있고 가구주의 평균 연령은 52.7세, 이게 평균의 모습이란 겁니다.
그런데 이미 아시는 것처럼 평균에는 함정이 여기저기 있죠.
1인 가구와 여러 다인 가구들을 합쳐서 전국의 7천200 가구를 표본으로 해서 한꺼번에 평균을 내는 거니까요.
이런 숫자들과 내 상황을 바로 비교하는 건 큰 의미가 없고요.
흐름을 보는 게 중요합니다.
일단 숫자상으로는 전반적으로 1년 전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득 자체는 약간 늘었습니다. 3.4% 증가한 걸로 집계됩니다.
그런데 좀 더 뜯어보면요, 고소득층과 중산층 상위 40%까지 위로 갈수록 소득이 좀 더 많이 늘어난 반면에 저소득층은 6개월째 소득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두 개 분기 연속해서 이렇게 줄어든 건 2018년 이후로 처음 있는 일입니다.
계층 간의 소득격차가 좀 더 심해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다.
<앵커>
물가도 높은데 소득이 이렇게 줄어들면 저소득층은 정말 힘들 것 같습니다. 이런 추세는 왜 나타난 겁니까?
<기자>
일단 우리 국민들이 벌어들이는 돈에서 3분기에 어떤 소득이 주로 많이 늘고 또 어떤 소득이 줄었는지를 살펴보면 힌트가 보입니다.
일단 근로소득 일해서 버는 돈은 1년 전보다 3.5%가량 늘어난 걸로 집계됩니다.
이 기간의 물가상승률과도 비슷하죠.
그러니까 딱 물가만큼 임금도 올랐다, 결국 물가를 고려하면 근로소득만으로는 1년 전보다 살림이 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냥 유지만 하고 있다 할 수 있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것, 지난 1년 동안 근로소득을 사실 하나하나 뜯어보면요.
상위 40%에서만 상승세가 나타났을 뿐, 하위 60%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산소득이 대체로 늘어서 가구당 평균 35만 원, 1년 전보다 16.5%나 늘어난 걸로 나옵니다.
금리가 높아지면서 아무래도 저축을 비롯한 금융재산에 붙는 이자나 배당소득 같은 게 크게 늘었다는 겁니다.
재산소득이라고 하면 월세를 받는 집주인을 제일 먼저 그리실 수도 있는데요.
통계청이 그런 주택 임대료 같은 건 사업소득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여기에 포함되진 않습니다.
고금리에 금융자산 부자들이 더 부자가 되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거죠.
특히 상위 20%의 재산소득이 1년 전보다 무려 35%나 늘어난 게 눈에 띕니다.
그러면 사업소득은? 사업소득은 1년 전보다 평균적으로 0.8% 감소했습니다.
특히 저소득층은 근로소득 아니면 정부 지원금 같은 데 주로 기대게 되는데요.
이들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모두 1년 전보다 10% 안팎씩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통계청이 밝힌 첫 번째 이유는 날씨입니다.
여름에 큰 비가 많이 내리면서 건설현장 같은 데서 일하는 임시직·일용직 근로자들이 돈을 벌지 못한 날이 많았고요.
사업소득으로 묶이는 농민들 소득이 줄어든 게 컸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일을 해서 벌은 소득은 이렇게 줄었더라도 다른 소득이 늘어난 건 있나요?
<기자>
아까 말씀드린 재산소득도 많이 늘었고요, 또 하나 늘어난 게 이전소득입니다.
이전소득은 대표적으로 국민연금, 기초연금 같은 걸 생각하시면 됩니다.
연금은 물가에 연동해서 오르게 돼 있기 때문에 최근 고물가에 이전소득이 꽤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그나마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가 0.8% 정도에 그칠 수 있었던 게 바로 이 정부지원, 이전소득 부분이 메꿔서 그 정도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까 저소득층 그야말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습니다.
안 먹고, 많이 돌아다니지도 않습니다.
모든 부문에서 지출이 줄었습니다.
그래도 매달 평균 33만 원 정도의 적자 살림입니다.
저소득층을 제외하고, 전체적으로 보면 1년 전보다 전반적으로 소비가 3.9% 정도 늘어났다고 나오는 데요.
물가가 올라서, 그러니까 전이랑 똑같이 먹고 써도, 내는 돈은 커진 영향이 큽니다.
그래서 실질소비지출, 비싸져서 더 소비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 말고, 진짜로 얼마나 소비하고 있는 지를 볼 수 있는 실질소비를 보면 0.8%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과일을 비롯한 식료품이 비싸지다 보니 먹는 데 들어가는 돈이 늘었고요.
에너지요금이나 교통요금 같은 공공요금들이 줄줄이 오르다 보니까 여기에 쓰는 돈도 많아졌습니다.
반면에 절약 좀 해야겠다, 돈 좀 아껴 써야겠다고 할 때 사람들이 제일 먼저 줄이기 시작하는 옷, 의류나 가사서비스 같은 데 쏘는 돈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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