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홍콩 ELS’ 3兆 손실 우려… 금감원, KB국민은행 현장 조사 착수

김유진 기자 2023. 11. 2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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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홍콩 주식시장과 연계한 투자상품에서 수조원의 원금 손실이 예상되면서 KB국민은행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섰다.

금감원은 수조원의 손실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홍콩 H지수 관련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에 나가 ELS 현황 등을 사전에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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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홍콩 H지수 ELS 15조8000억원 판매
내년 상반기 최대 3조원 원금 손실 가능성도
금감원, 판매 현황·민원 대응 등 살펴봐
일러스트=정다운

금융감독원이 홍콩 주식시장과 연계한 투자상품에서 수조원의 원금 손실이 예상되면서 KB국민은행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홍콩 H지수(HSCEI) 관련 주가연계증권(ELS)을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이다. 금감원은 최근 홍콩 H지수가 급락하면서 내년 초 만기가 돌아오는 관련 ELS 상품의 원금 손실이 대거 발생할 것으로 보이자 현황 파악을 위해 현장에 직접 나갔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홍콩 H지수 관련 ELS에 대한 손실 현황과 대응책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일부터 KB국민은행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조사는 약 1주일간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KB국민은행에 대해 홍콩 H지수 관련 ELS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니므로 검사까진 아니고 현황 등을 파악하러 직접 나간 것”이라고 했다.

ELS는 개별 주식·지수가 일정 구간 안에 머무르면 일정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특히 손실 발생의 기준점이 되는 ‘원금 손실 발생 구간(녹인·knock-in)’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

일부 ELS에서 원금 손실이 난 이유는 상품이 판매된 2021년 이후 홍콩 H지수가 계속 하락해 왔기 때문이다. 홍콩 H지수는 2021년 2월 19일 1만2106.77로 고점을 찍고 줄곧 하락했으며 현재 6170 안팎을 기록하며 지수가 반토막 난 상태다.

국민은행 본사 전경. /국민은행 제공

금융권 전체 홍콩 H지수 관련 ELS 판매 잔액은 20조5000억원으로 이중 은행 판매분은 15조8000억원으로 전체의 77%에 달한다.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홍콩 H지수 연계 ELS 잔액은 지난 8월 말 기준 총 14조5664억원이다. 홍콩 H지수 관련 ELS 은행별 잔액은 KB국민은행이 7조8458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신한은행(2조3701억원), NH농협은행(2조1310억원), 하나은행(2조1782억원), 우리은행(413억원) 순이다. 녹인에 진입한 규모는 5조438억원으로, 이중 5조23억원이 국민은행에서 발생했다. KB국민은행만 유독 ‘녹인형 ELS’를 집중적으로 팔아 손실이 집중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가운데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6조원 가량으로, 현재 H지수가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될 경우 최소 2조5000억원에서 최대 3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금감원은 수조원의 손실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홍콩 H지수 관련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에 나가 ELS 현황 등을 사전에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ELS 상품 구조는 일반 금융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만큼 은행이 녹취·설명 등 금소법상 의무를 다했는지, 민원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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