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왕과 젊은 세대가 만나는 곳, 가상현실 공간 ‘K-Kings’

남궁선희 매경비즈 기자(namkung.sunhee@mkinternet.com) 2023. 11. 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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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와 공진원, 제페토에 가상현실 공간 ‘K-Kings’ 순차적 공개
고증 거쳐 재현한 옛 궁궐, 창덕궁, 경복궁, 이어 덕수궁 선보여
< 사용자 참여 유도형 가상현실 공간 ‘K-Kings’ / 공진원 제공 >
가상세계(메타버스)가 젊은 세대의 새로운 놀이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실제의 ‘나’가 아닌, 나의 개성을 담은 ‘아바타’가 3차원의 가상현실 공간에서 다른 아바타를 만나 놀거나 축제 등을 즐기는 것은 더 이상 낯선 모습이 아니다.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가 가상세계에 매료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가상세계에서는 현실 세계에서 접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역사를 이끈 왕들이 가상세계에 등장, 젊은이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유인촌, 이하 문체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이하 공진원)이 가상현실 기반의 운영 체계 제페토(ZEPETO)에 선보인 사용자 참여 유도형 가상현실 공간 ‘K-Kings’다.

문체부와 공진원은 지난해부터 ‘2023 전통생활문화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 및 확산’ 사업의 일환으로, ‘K-Kings’ 연작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 전통생활문화를 널리 보급하고 체험 기회를 확대하고자 기획된 ‘K-Kings’는 조선의 왕과 왕이 되고 싶은 젊은 세대가 만나는 공간을 지향하며,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행사를 제공하고 있다.

정조의 삶 담긴 창덕궁 이어 과학 군주 세종대왕과 경복궁 선보여
문체부와 공진원은 지난해 12월, ‘정조의 산책길’을 주제로 창덕궁 공간을 공개했다. 아름답고 고즈넉한 풍경의 창덕궁 후원 ‘인정전’을 중심으로 다양한 조형물과 조경 요소를 구현했고, 정조와 정약용을 NPC(Non-Player Character, 이용자가 직접 조종할 수 없는 인물)로 등장시켜 재미를 더했다. 토끼전과 별주부전 등 옛 소설에서 착안한 탈 것(토끼, 자라)도 흥미를 이끈 요소다.

이어 올해 7월에는 인정전까지 창덕궁 공간을 확장해 ‘왕의 행차’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추가했다.

9월에는 과학 군주 세종대왕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경복궁, 세종대왕의 신비한 연구실’이 공개됐다. 철저한 고증을 거쳐 경복궁의 근정전과 집현전이 구현됐고, 세종대왕과 탈 것인 가마, 해태상을 재현한 ‘치치’가 새롭게 등장한다.

특히, 많은 관심을 얻고 있는 공간은 비현실적인 요소가 결합된 ‘달나라’다. 특별한 입구를 통해 방문할 수 있는 달나라에는 ‘달나라 집현전(신비한 연구실)’이 구현돼 있으며,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사진 촬영 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또한, 별자리 관측과 우주로 뜀뛰기 등 다양한 참여 활동도 가능하다.

젊은 세대 흥미 유발로 전통생활문화 확산
< 국립과천과학관 ‘2023 SF미래과학축제’ 현장 체험 공간 / 공진원 제공 >
문체부와 공진원은 가상현실 공간 ‘K-Kings’의 방문자가 더욱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전통생활문화를 소재로 한 다양한 참여 행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9월 창덕궁 공간이 첫선을 보일 당시, 제페토 창작자들과 협업을 통해 ‘K-한복’을 운영, 연쇄적인 홍보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한, 이용자들이 K-한복을 착장해 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경복궁 공간에서는 과학에 힘쓴 세종대왕의 업적을 확인할 수 있는 이색적인 참여 행사가 마련됐다. 만 원권 화폐 속에 새겨져 있는 천체관측 기구 ‘혼천의’와 조선시대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비롯해 세종대왕의 손을 거친 6개의 보물을 찾는 ‘만 원권 보물을 모아라’가 운영된 것. 한글 자음들로 구성된 징검다리를 뛰어 올라가는 ‘한글 징검다리’ 놀이도 경복궁 공간에서 새롭게 만나볼 수 있는 즐거움이다.

이 밖에 ‘장독대 속 김치를 맞혀라(입동)’, ‘소원 빌고 풍등 날리기(동지)’ 등 전통 세시풍속과 연계된 참여 행사가 운영됐다. 아울러 ‘그네뛰기’ 등 전통생활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참여 행사들이 매월 새롭게 선보여 젊은 세대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

이야기 전개에 직접 참여 세계관 몰입
가상현실 공간 ‘K-Kings’는 이용자들이 단순 관람을 넘어 세계관 속 등장인물이 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역사 속의 공간과 인물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용자가 이야기 전개에 직접 참여, 완전하게 몰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자들은 시대적 배경과 어울리는 예쁜 전통 복장을 착용하고 궁궐을 돌아다니며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정조와 세종대왕, 정약용 등 실제 역사 속 인물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거나 왕의 행차에 참여하며 ‘K-Kings’ 세계관에 빠져들게 한다. 또한, 궁궐 안에 마련된 왕좌에 직접 앉아보며 마치 ‘K-Kings’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경험도 가능하다.

또한, 창덕궁과 경복궁, 덕수궁의 수려한 모습을 배경으로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2차 창작물을 제작, 이를 공유할 수도 있다. 이는 자기표현을 중시하고 타인과 자신의 삶을 공유하기 좋아하는 이 시대 젊은 세대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나만의 특별한 추억을 남길 수 있고 지인들과 함께 공유할 수도 있어 실제 이용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공진원에서는 전통 복장을 하고 공간을 돌아다니며 영상 화보를 촬영, 이를 제페토에 게시하는 ‘나만의 K-한복 영상 화보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이용자들의 활발한 2차 창작 활동을 도모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공간을 더욱 매력적으로 완성하고자 기획 단계에서부터 주 이용자인 젊은 세대의 특성과 이들이 추구하는 바를 철저히 반영했다. 세계관 속 등장인물로 이용자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다양한 요소를 적용해 이용자들이 공간 내에서 더욱 큰 재미를 느끼고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용자 스스로 2차 창작물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과정을 통해 홍보 효과까지 거두고 있으며, 젊은 이용자들이 직접 만든 개성 있는 창작물들은 ‘K-Kings’의 장점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현실에서도 만날 수 있는 ‘K-Kings’
< 국립과천과학관 ‘2023 SF미래과학축제’ 현장 체험 공간을 이용하는 방문객들의 모습 / 공진원 제공 >
한편, 문체부와 공진원은 더욱 많은 사람이 ‘K-Kings’를 접할 수 있도록 현실 세계에서도 ‘K-Kings’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젊은 세대가 즐겨 찾는 서울 성수동 문화복합공간 ‘커먼그라운드’에서 가상세계의 창덕궁 공간을 아바타로 직접 방문해 볼 수 있는 대규모 현장 행사를 개최, ‘K-Kings’의 시작을 성공적으로 알렸다.

올해 역시 다양한 행사와 연계해 ‘K-Kings’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9월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 개최된 ‘우리놀이 한마당’과 10월~11월 국립과천과학관 ‘2023 SF미래과학축제’에서 과학 군주 세종대왕의 삶을 담은 경복궁 공간을 더욱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현장 체험 공간을 운영했다.

‘K-Kings’ 연작 완성한 ‘하늘섬 위, 덕수궁’
< 하늘섬 위, 덕수궁 / 공진원 제공 >
문체부와 공진원은 11월 24일(금), ‘K-Kings’ 연작의 마지막을 장식할 ‘하늘섬 위, 덕수궁’을 공개했다.

덕수궁은 대한제국 시절을 대표하는 곳으로, 개화기 우리나라의 모습을 가장 많이 담고 있다. ‘하늘섬 위, 덕수궁’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장소는 덕수궁의 ‘중화전’과 ‘중화문’ 그리고 ‘석조전’이다.

중화전 및 중화문은 각각 덕수궁의 정전(正殿)과 정전으로 드나드는 정문이다. 이용자들은 이곳에서 고종 황제가 타고 다녔던 최초의 어차를 직접 운전해 볼 수 있다. 또한, 중화전 앞에서 움직이는 발판을 뛰어올라 정해진 시간 내에 하늘 신전(석조전)에 오르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석조전은 대한제국의 대표적인 서양식 건물로, 그리스와 로마 신전을 연상케 하는 외관이 특징이다. ‘K-Kings’에서는 ‘하늘 신전’으로 표현됐다. 이곳에서는 고종 황제와 우리나라 독립투사를 만날 수 있으며, 공간 곳곳에 흩어진 선물 상자 속 태극기 조각을 찾아 태극기를 완성할 수 있다.

이 밖에 겨울철 ‘눈 굴리기’와 흥미로운 사진 촬영 배경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이용자들의 흥미를 이끈다.

공진원 김태완 전통생활문화본부장은 “창덕궁과 경복궁에 이어 덕수궁까지 순차적으로 ‘K-Kings’ 세계관을 확장했다”라며 “전통생활문화에 현대적인 요소를 더해 젊은 세대가 친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구현한 공간으로, ‘K-Kings’가 젊은이들의 새로운 놀이터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매력적인 볼거리와 다양한 즐길 거리를 지속적으로 추가해 더욱 풍성한 공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라며 “한글뿐만 아니라 영문도 지원하는 만큼, ‘K-Kings’가 전 세계 젊은이들이 우리 전통생활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연결고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문체부와 공진원이 ‘2023 전통생활문화 가상현실 콘텐츠 제작 및 확산’ 사업을 통해 전개한 ‘K-Kings’의 세계관은 덕수궁 ‘하늘섬 위, 덕수궁’이 공개되며 모두 완성됐다. 향후 ‘K-Kings’에 지속적으로 추가되는 요소들은 이용자들에게 더욱 다양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창덕궁 후원과 인정전을 사실적으로 구현하며 ‘K-Kings’ 연작의 시작을 성공적으로 알린 ‘정조의 산책길’과 우리나라 과학 발전을 견인한 세종대왕의 삶과 업적이 담긴 ‘경복궁, 세종대왕의 신비한 연구실’ 그리고 대한제국 시절의 모습을 덕수궁을 통해 고스란히 재현한 ‘하늘섬 위, 덕수궁’까지, ‘K-Kings’ 연작을 통해 한층 젊어진 우리나라의 전통생활문화가 전 세계 젊은이들의 생활에 새로운 즐거움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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