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에너지 암모니아 운반선, 올해 발주 20척 넘어 ‘안착’
올해 처음 등장한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Very Large Ammonia Carrier) 발주가 20척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에너지원으로서 암모니아 수요와 공급이 함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중연료 엔진 등 관련 선박 기자재가 함께 발전하면서 새 선종이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24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한화오션이 지난 14일 그리스 업체(NAFTOMAR)와 4척의 VLAC 건조 계약을 체결하면서 올해 전 세계 초대형 가스운반선(VLGC)·VLAC 신규 수요는 24척으로 나타났다.
앞서 싱가포르 EPS는 올해 5월과 9월 중국 쟝난조선(江南造船)에 총 6척의 VLAC를 발주했다. 이어 EPS는 그리스 캐피탈(CAPITAL)과 함께 HD한국조선해양 측에 총 4척의 VLAC를 발주했다. 11월 들어서는 덴마크 AP몰러(Moller)홀딩스가 HD한국조선해양 측과 총 10척의 VLAC 건조 의향서(LOI)를 체결하며 계약 완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기존에 액화점이 비슷한 액화석유가스(LPG)와 암모니아 겸용으로 쓰이던 VLGC라는 선종 이름은 암모니아 운반선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암모니아에 중심을 둔 VLAC로 변했다. 가스운반선(Gas Carrier)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암모니아운반선(Ammonia Carrier)이라는 이름을 골랐다.
기존 VLGC는 미주의 옛 파나마(Old Panama)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크기의 8만8000㎥급 크기가 상한이었다. 미주 대륙 동쪽의 멕시코만에서 생산된 LPG를 수요가 풍부한 아시아로 운반하는데 주로 쓰였기 때문이다. 미주~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 쓰기 위해 VLGC를 새로 만든다고 해도, 중고선가를 유지하려면 미주~아시아 노선 통과 능력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해 발주분을 보면 파나마 운하 통과 능력은 포기하더라도 적재량을 늘려 효율성을 높이는 흐름이 확인된다. 지난 9월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4척(8만8000㎥)을 제외하면 모두 9만3000㎥급이다. 미래 에너지 공급망에서 암모니아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단으로 꼽히면서, 초대형 가스운반선이 미주~아시아를 벗어나 전 세계적으로 쓰일 것을 예상한 선주들이 선제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암모니아 화물을 직접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엔진이 상용화된다. 현대미포조선은 벨기에 엑스마르(Exmar)에서 수주한 4만5000㎥급 중형 LPG운반선에 세계 최초로 암모니아를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엔진을 적용할 계획이다. 해당 엔진의 첫 제품은 내년 중 완성돼 시공될 예정이다.
매우 보수적인 영업활동을 하던 한화오션도 VLAC 시장에는 적극적이다. 한화오션은 올해 한화그룹으로 소속을 바꾼 뒤, 상선 수주전에 거의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나 VLAC는 암모니아 이중연료 엔진을 적용하는 초대형 선형의 신규 시장임에도 경쟁사의 기존 고객을 설득하는 과정까지 거치면서 계약을 따냈다.
VLAC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못지않은 고부가가치선이다. 액화점이 영하 33°C인 암모니아를 대량으로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는 배를 만들기 위해서는 높은 기술력과 대형 생산시설, 공정관리 역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신조선가는 상승세다. 지난 9월 중국 쟝난조선이 한 계약은 척당 1억달러(약 1300억원)를 조금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한화오션 계약은 척당 1억2640만달러다.
VLAC의 화물창은 조선소에서 직접 만들지 않고 외주 제작한다. 화물창의 보냉재를 조선소 안에서 하나씩 직접 부착하는 LNG선에 비해 척당 건조기간이 짧아 조선소의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LPG·암모니아용 화물창을 생산하는 한국 기자재 업체들은 일감이 늘어날 전망이다. 선종의 수요가 늘어나고 선박의 크기도 커지기 때문이다. HD한국조선해양 계열 조선소들은 LPG·암모니아용 화물창을 주로 세진중공업에서 공급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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