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명과 나누는 '태양의서커스' 열정…매일밤 행복해요"[문화人터뷰]
빗속에서 공중 곡예하는 엔야 화이트
온몸 비틀며 연체 곡예하는 알렉세이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한국 관객들에게 환영받아 굉장히 행복해요. 매일 밤 우리의 예술과 열정을 나눌 수 있어 기쁘죠."
멕시코의 환상적인 풍경을 담아낸 '루치아'로 '태양의 서커스'가 돌아왔다. 멕시코의 문화, 자연, 신화에서 영감을 받은 무대에서 매혹적인 곡예를 선보인다. 낙하산을 타고 온 여행자가 꿈속의 나라에서 신비한 종족들을 만나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2016년 초연했고 한국은 이번이 처음이다. 빅탑 투어 최초로 곡예에 '물'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놀라움을 안기는 서커스의 '꽃'은 아티스트다. 공중 그네(댄스 트라페즈) 곡예를 하는 캐나다 출신 엔야 화이트와 유연한 몸놀림으로 연체 곡예(콘토션)를 보여주는 러시아 출신 알렉세이 골로보로드코를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빅탑에서 만났다.
엔야 화이트 "물 속에서 공중 곡예, 카타르시스…샤워한 듯한 상쾌함"
이윽고 폭포 같은 거대한 물이 쏟아지며 공연은 절정에 달한다. 바닥에서 다시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엔야는 물에 흠뻑 젖은 채로 더 자유로워진다. 그는 "비를 맞을 땐 초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며 "카타르시스도 있다. 마치 샤워하고 나온 것처럼 상쾌함을 느낀다"고 웃었다.
사실 처음 이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땐 고개를 갸웃했다. 물을 맞으면서 공중그네를 탄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2015년 '루치아' 합류를 제안받고 그해 가을부터 퍼포먼스를 만들었고, 그는 천천히 물에서 작업하는 법을 배우며 적응해 나갔다.
"무대 장치나 세트가 안전하게 공연하도록 설계됐어요. 하지만 물이 눈에 들어가거나 얼굴에 떨어질 수 있어서 동작을 하면서 늘 주의하죠. 어려움보다는 다른 공연에서 볼 수 없는 걸 한다는 점에서 멋져요. 최상의 공연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9살에 서커스를 시작한 엔야는 처음엔 곡예, 저글링, 춤 등을 다양하게 배웠다. 하지만 그가 끌린 건 밧줄에 몸을 맡기는 공중 곡예였다. "공중그네를 할 때 스스로 자유롭다고 느낀다. 다른 걸 배울 땐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이라며 "처음 시도했을 때부터 사랑에 빠졌다"고 돌아봤다.
프로로 '태양의 서커스'와 처음 계약을 맺은 건 "축복"이라고 했다. 그는 2014년 12월 서커스 학교 졸업 6개월 전 비디오 데모를 보냈고, 한 달여 만에 연락을 받았다.
"서커스를 하며 세계 여행을 하고, 제 열정을 나눌 수 있어 이보다 좋을 순 없어요. 매일 밤 수천 명 관객과 에너지를 공유하는 것, 그것이 저의 전부죠."
알렉세이 골로보로드코 "고양이·뱀·백조…관객들 다양한 반응 흥미로워요"
그는 "공연하는 동안엔 숨을 차분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숨을 잘 쉬는 게 가장 중요해요. 거칠게 내쉬면 균형이 쉽게 깨지죠."
4살 때부터 서커스 수업을 받았고 한 코치가 그의 유연성에 대한 가능성을 발견했다. 어릴 적부터 기계체조, 리듬체조, 발레, 현대 무용, 유수 등 다양한 장르를 익혔고 콘토션을 기반으로 이 모든 게 융합돼 그의 토대가 됐다.
유연성을 타고 났냐는 물음에 그는 "소질도 있었지만 노력 없이 빛을 발할 순 없다"고 답했다. 지금도 공연의 질을 위해 하루에 한시간씩 세 번의 스트레칭을 하며 끊임없이 훈련하고 있다.
"어릴 때 다른 아이들보다 유연하긴 했어요. 하지만 코치님이 더 훈련하게 하고 발전시켜줬죠. 누구나 유연성이 있지만, 쓰지 않으면 사라져버려요. 저는 그때부터 쉬지 않고 노력해왔어요. SNS를 통해 제게 종종 병이 있냐거나 유전적인 거냐고 묻는 이들도 있는데, 제 노력의 산물이에요. 4살 때부터 24년간 연습을 통해 이 자리에 있는 거죠.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할 거예요."
'루치아'의 콘토션 공연은 '태양의 서커스' 팀에서 그를 위해 만들었다. 공연 시작 6개월 전에 캐나다 몬트리올에 가서 함께 작업하며, 다양한 묘기 동작을 개발했다.
"고양이 등 동물의 움직임을 해보거나 물을 통과하는 느낌으로 해보라고 안무가들이 주문하면 저는 동작을 보여주죠. 그렇게 하나씩 장면을 완성했어요. 여러 동물이 섞여있는 멕시코의 신화적 동물에서도 영감을 받았죠. 그 과정이 너무 즐거웠어요."
한국에 온 건 10여년 전 짧은 방문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12살부터 전문 경력을 쌓아온 그는 러시아와 스위스 서커스단과 계약을 맺고 프랑스, 이탈리아, 한국 등 TV쇼에 특별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명성 있는 몬테카를로 국제 서커스 페스티벌 등에서 상도 받았다. 8살에 알게 된 '태양의 서커스'는 12살 때 첫 오디션을 봤지만, 20살 때인 2015년 합류하게 되며 꿈을 이뤘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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