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기명기 자책골’ 양홍석, “3시간 해도 못 넣을 각도”

이재범 2023. 11. 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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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창원/이재범 기자] 양홍석이 리바운드 가담과 동료를 살려주며 팀 승리에 힘을 실었다. 그 가운데 아무리 시도해도 넣기 힘든 각도에서 자책골을 넣었다.

창원 LG는 23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맞대결에서 97-76으로 이겼다. 홈에서 5연승이란 신바람을 낸 LG는 8승 4패를 기록하며 공동 3위에서 단독 3위에 자리잡았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12명이 모두 득점했다. 아셈 마레이(21점 12리바운드 6어시스트)와 이관희(17점 3점슛 5개), 저스틴 구탕(12점 8리바운드)은 두 자리 득점을 올렸다.

양홍석은 6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로 득점에서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기록 이상의 리바운드 가담 등 눈에 띄었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만난 양홍석은 “홈 5연승이라서 되게 좋다. 초반에 내가 정신을 못 차려서 감독님께서 화가 많이 나셨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 감독님께서 믿고 선발로 내보내 주셨는데 초반에 실수가 많고, 축구도 아닌데 자책골도 넣었다. 남의 골대에 골이 안 들어가는데 우리 골대에 골이 들어갔다. 그래서 아쉽다”며 “그래도 감독님께서 집중하라고 토닥여 주셔서 후반에 (점수 차이를) 벌릴 때 정신 차린 거 같아 기분이 좋다. 경기 시작할 때 컨디션이 살짝 안 좋았는데 다행히 대승을 거둬서, 나 말고 다 잘한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 전원 득점을 올렸다”고 자신의 경기 내용을 아쉬워했다.

양홍석은 직접 언급한 것처럼 경기 시작 51초 만에 자책골을 넣었다. 현대모비스의 빠른 공격 상황이었다. 김국찬이 골밑의 함지훈에게 패스를 했다. 이게 유기상의 손에 걸렸다. 볼이 엔드라인을 벗어나려고 했다. 이를 살리려던 양홍석과 유기상이 부딪혔다. 중심을 잡지 못한 양홍석이 라인 밖으로 나가며 볼을 위로 띄웠는데 그게 림을 그대로 통과했다. 현대모비스의 주장 함지훈의 득점으로 기록되었다.

일반적인 자책골은 리바운드 경합 과정에서 많이 나온다. 양홍석처럼 엔드라인 밖으로 나가며 슛을 시도하면 100개 중 100개 모두 실패할 정도로 굉장히 넣기 힘들다.

양홍석 역시 “지금 3시간 동안 해보라고 해도 안 들어갈 각도”라며 “유기상과 겹쳤다. 그 순간 기상이가 라인을 밟고 있다고 생각해서 패스를 주면 안 되겠다 싶었다. 골대를 넘기려고 위로 던졌는데 ‘와’ 그게 들어가버렸다. 우리 골대에 넣어서 오점이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양홍석이 잡은 리바운드는 5개지만, 리바운드 가담 자체만 따지면 두 자리 리바운드 가치가 있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양홍석은 이런 칭찬을 전해도 “솔직히 더 잘 해야 한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 팀이 이겨서, 어렵게 이겼거나 혹시나 졌다면 패인은 나라고 생각한다. 동료들이 잘해줘서 이길 수 있었다”며 “다음 경기부터 컨디션을 올려서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고 자책했다.

LG는 3쿼터 한 때 29점 차이로 벌렸다.

이 때 득점하며 힘을 보탠 양홍석은 “우리가 잘 풀리니까, 잘 풀린 이유가 이관희 형이 3점슛을 잘 넣어주고, 이재도 형이 리딩을 잘 해줘서 득점이 나왔기 때문이다”며 “내가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은 오늘(23일)은 부족했다. 나로 인해 시작되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물타기식으로 나까지 좋은 영향이 와서 좋은 득점을 했다”고 한 번 더 자신을 낮췄다.

전반에는 무득점이었지만, 대신 4어시스트로 동료들의 득점을 도왔다.

양홍석은 “감독님께서 득점이 농구의 전부가 아니라고 말씀하신다. 그런 부분을 인정해주신다면 오늘도 잘 했다고 하지만, 초반에 자책골이나 속공 때 실수(외곽의 이관희에게 건넨 패스 실책)가 기억에 크게 남는다. 매끄럽게 했어야 한다”며 “수비에서도 상대 4번(파워포워드)을 막고, 함지훈 형과 장재석 형이 워낙 힘이 좋아서 막는데 고전했지만, 마레이가 수비에서 잘 해줬다”고 했다.

양홍석의 어시스트 중 하나는 2쿼터 막판 나왔다. 속공 기회였다. 양홍석이 직접 해결해도 되는 순간이었다. 그렇지만, 양홍석은 한 박자 빨리 코너에 자리잡고 있던 정인덕에게 패스를 내줬고, 정인덕은 3점슛으로 보답했다. 조상현 LG 감독은 양홍석의 빠른 볼 처리를 바랐는데 그에 부합하는 플레이기도 했다.

양홍석은 “내가 흐름이 좋지 않았다. 뛰기 전부터 정인덕 형을 봤다. 자연스럽게, 거스르려고 하지 않고 물 흐르듯이 하려고 했다. 인덕이 형이 멋지게 넣어줬다. 인덕이 형이 슛을 잘 넣는다는 걸 알고 있다”며 “오늘 어시스트를 몇 개(5개) 했는지 모르지만, 마레이나 외곽에서 선수들이 잘 해줘서 어시스트가 나온다. 여기서 내 슛 성공률만 더 올리면 팀이 더 좋아질 거다”고 했다.

경기 전에 최근 부진했던 윤원상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를 본 양홍석은 자신이 머리를 깎은 뒤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며 머리를 깎으면 된다고 했다.

양홍석은 “장난이다. 효과가 있고 없고를 떠나 나는 강한 인상을 주고 싶었다. 다들 군대 가면 깎을 거라고 한다. 경기 중에 젖어서 머리를 넘기고 그런 것보다는 이 머리가 편하다. 나는 시야가 방해되어서 머리를 넘겼다고 하지만, 다른 분들께서 보실 때 신경을 쓴다고 하실 수 있다. 그런 것 때문에 깎은 거 아니다. 머리가 짧았을 때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 많아서 그 향수 때문에 짧게 잘랐다”며 “7박8일 동안 원정을 떠날 때는 머리를 짧게 깎을 거다. 정말 중요한 경기다. KT(28일), SK(30일), DB(12월 2일) 등 상위권이다. 더 짧게 잘라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사진_ 윤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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