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피해자 손배 2심 승소…日언론 "한일 관계 영향 제한적"

김민수 기자 2023. 11. 24.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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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측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이번 판결이 한일 관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고 봤다.

24일 마이니치신문은 "일본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윤석열 정권에 난제가 하나 늘어난 셈"이라며 "다만 일본 정부에 당장 실질적 손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일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현시점에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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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언론, 공통적으로 '국가면제' 언급…"자산 압류 사실상 어려울 것"
日외무성 "도저히 용납할 수 없어"…주일 한국대사 초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왼쪽 두 번째)를 비롯한 법률지원단 등 관계자들이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결과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이날 열린 2차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 결과를 뒤집고 승소 했다. 2023.11.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법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측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고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준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이번 판결이 한일 관계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라고 봤다.

24일 마이니치신문은 "일본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윤석열 정권에 난제가 하나 늘어난 셈"이라며 "다만 일본 정부에 당장 실질적 손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한일 관계에 미치는 영향은 현시점에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산케이신문 또한 이번 판결에 대해 "개선되고 있는 한일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간부는 "한일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번 판결이 "급속도로 개선되던 한일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면서 "역사문제를 둘러싼 한국의 사법 판단은 양국 관계의 리스크가 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본 매체들은 '주권면제'(국가면제) 원칙을 공통으로 언급했다. 국가 면제란 모든 주권 국가는 다른 나라 법원에서 재판받지 않는다는 국제 관습법을 일컫는다.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가 주권 면제 원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소송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번 소송과 별도로 2021년 1월 서울중앙지법이 위안부들에 대한 배상을 명령한 판결에 대해서도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고 지적했다.

산케이는 "국가끼리 서로의 주권을 존중하고 다른 나라의 재판에 불복한다는 주권면제는 국제법상 원칙으로 꼽힌다"며 "국제사법재판소(ICJ)는 무력분쟁 하의 위법행위에 대해서도 주권면제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다만 산케이는 "이번 고등법원 판결은 러시아의 침략으로 살해된 우크라이나 국민의 유족이 제소하고 우크라이나 대법원이 러시아의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한 사례 등을 들어 주권면제 예외는 다수 확인된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원고단도 주류가 아니라고 인정하는 논리 구성으로 원고 승소라는 결론을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 언론들은 이번 판결로 일본 정부의 자산 압류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봤다.

마이니치는 "이번 판결이 확정되면 원고 측은 한국에 있는 일본 정부의 자산 압류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사실상 자산 압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 이유로 "일본 정부가 재산목록 제출에 응할 가능성이 없는 데다, 애초에 대사관 등 재외공관은 비엔나 협약으로 원칙적으로 압류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산케이 또한 "일본 정부 자산의 압류와 현금화 절차는 매우 까다롭다"면서 "또 다른 위안부 피해자들이 승소한 동종 소송에서는 일본 측이 자산목록 공개를 명령한 서류 수령을 거부했다. 법원은 '서류 송달 방법이 없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해 절차가 사실상 중단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일본 정부는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은 윤덕민 주일 대사를 초치해 "매우 유감스럽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항의했다. 그리고 "1965년 한일 협정에 의해 이미 문제가 해결됐다"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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