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경제] '챗GPT 아버지'‥닷새 만에 복귀한 이유는?
[뉴스투데이]
◀ 앵커 ▶
금요일 <뉴스 속 경제> 시간입니다.
챗 GPT를 만든 오픈AI가 회사 내분으로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인공지능 기술 발전역사에 흔적을 남길 사건, 이성일 기자와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회사가 공동창업자인 대표를 해임한 것에서 사태가 시작됐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샘 올트먼은 챗GPT 개발의 주역,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상징적 인물입니다.
그런데, 오픈AI가 샘 올트먼을 대표에서 해임했고, 사흘 뒤에는 그를 대신할 새 대표까지 임명했습니다.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이틀 뒤 회사는 이 결정을 번복해 놀라움을 더했습니다.
이틀 동안 벌어진 일을 되짚어보면, 먼저 오픈AI 직원 일부가 "해임 결정을 한 이사회가 떠나라,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회사를 떠나겠다"는 입장을 냈고, 직원 90%가 이에 동조하는 집단 항명 사태로 번지게 됐습니다.
"쫓겨난 샘 올트먼, 그를 따라나올 직원을 모두 우리가 영입하겠다"고 마이크로 소프트가 나서면서 사태가 급진전했습니다.
회사는 이제 샘 올트먼을 붙잡지 않으면, 공중분해될 처지에 내몰렸고, 어쩔 수 없이 해임을 철회하게 됐습니다.
◀ 앵커 ▶
천재 CEO의 갑작스런 퇴출 결정, 직원들이 나서 막았다, 이 자체로도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지만, 그 이상의 의미를 읽어야 한다고요?
◀ 기자 ▶
창업자가 자기가 만든 기업에서 쫓겨나는 사례는 실리콘 밸리에서 종종 있습니다.
◀ 앵커 ▶
스티브잡스도 애플에서 쫓겨났었죠.
◀ 기자 ▶
아주 대표적인 사례죠.
하지만,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거나 하는 예외적 상황에서 벌어지는데, 오픈AI에서는 통상적 이유가 아니라, 인공지능기술 개발 방향, 속도를 둘러 싼 '노선, 철학의 차이'가 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합니다.
인공지능은 인류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잠재력을 가진 기술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지만, 동시에 그 잠재력 탓에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한다', 나아가 인간을 지배하고 멸망시킬 것이라는 극단적 비난도 받고 있습니다.
OpenAI 이사회, 샘 올트먼도 속도보다 방향, 윤리성을 중시하는 신중한 입장에 함께 서 있었는데, 챗 GPT의 성공 이후 샘 올트먼이 과감한 기술 개발 위해 자본을 끌어와야 한다고 주장하다가, 이사회 결정으로 축출되는 내분을 겪게 된 것입니다.
◀ 앵커 ▶
두 개의 입장, 쉽게 해소되지 않을 논쟁 같아 보입니다.
그런데, 오픈AI의 독특한 지배구조가 이번 사태 배경이 됐다는 주장도 있던데, 이건 어떤 건가요?
◀ 기자 ▶
오픈AI로 불리는 개발회사, 구조가 복잡합니다.
당초 오픈AI는 돈을 벌기 위한 기업이 아니라 '공익 목적'을 추구하는 비영리 단체로 출범해고, 우리가 아는 '영리 목적의 오픈AI'는 나중에 재단 산하에 만들어진 회사입니다.
그래픽은 단순화 시켰고, 복잡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는 이유는 한 마디로 돈 때문입니다.
'챗GPT'는 단순 유지비가 하루 10억 원, 1년에 4천억 원에 이릅니다.
대형 서버를 구성하는 반도체 한 개 4천만원 짜리인데, 1만개~2만개 단위로 필요합니다.
시스템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수조원대 개발비가 필요했는데,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투자받아 이를 충당했습니다.
이 때, 비영리 성격을 유지하고 싶었던 재단이 회사를 별도로 만드는 복잡한 구조를 선택한 것 입니다.
재단은 만족했겠지만, 마이크로 소프트는 10조 원 넘는 거액을 투자했는데도 경영진 교체 같은 주요 사안에 목소리를 낼 틈이 없다는 점에서 '불안한 동거'였다는 평가가 나오게 됐습니다.
◀ 앵커 ▶
그래서인지, 이번 사태의 최종 승자가 마이크로 소프트라는 분석이 있어요.
◀ 기자 ▶
경영진을 내쫓으려다 직원들의 반발을 산 이사진들 물러나고, 오픈AI는 이사회를 새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면면을 보면 기술 개발 속도를 높이는 것에 찬성하는 인사들, 마이크로 소프트가 반길만한 사람들입니다.
마이크로 소프트가 영향력 행사할 방법, 인물을, 투자자 입장에서 밀어넣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실리콘 밸리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 앵커 ▶
올트먼 복귀 이후 AI기술이 제어받지 않고 만들어질 것이라는 걱정 더 커졌다고 봐야할까요?
◀ 기자 ▶
오픈AI가 개발하려는 "인공지능 기술이 인류를 위협할 위험을 가졌다"고 경고하는 내부 보고서가 묻히게 됐다, 직원들이 "보유한 자사 주식을 비싼 가격에 팔 기회가 사라질 것을 우려해 올트먼 축출에 반대했다"..같은 뒷이야기는, 올트먼 복귀가 '수익 극대화를 위한 과감한 기술개발'로 이어질 우려를 뒷받침합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에 윤리적 책임·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힘을 얻을 것이라는 역설적인 기대도 남있습니다.
앞으로 논쟁,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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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일 기자(sile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today/article/6546699_362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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