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에너지 내뿜는 뮤지컬 '시스터 액트'…콘서트 방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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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한 찬송가 소리가 걷히고 디스코 반주가 깔리자 수녀들의 몸속에 잠들어 있던 흥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연인을 향한 애끓는 마음을 고백하는 가사는 수녀들의 합창을 만나 신을 향한 찬송으로 변해 있었다.
'시스터 액트'는 우연히 갱단의 범죄를 목격한 가수 들로리스가 수녀원에 몸을 숨기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작품이다.
손으로 찌르는 동작이나 팔을 위아래로 흔드는 디스코 풍의 안무는 화려하게 장식한 수녀복 소매를 돋보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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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나를 천국으로 데려가 줘. 나는 밤낮으로 그대의 것!"
경건한 찬송가 소리가 걷히고 디스코 반주가 깔리자 수녀들의 몸속에 잠들어 있던 흥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연인을 향한 애끓는 마음을 고백하는 가사는 수녀들의 합창을 만나 신을 향한 찬송으로 변해 있었다.
지난 21일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뮤지컬 '시스터 액트'는 합창으로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에너지를 뿜는다. 시원한 합창은 무대를 가득 채우고, 시종일관 미소를 띠고 무대를 즐기는 배우들은 공연장 전체에 밝은 기운을 전한다.
'시스터 액트'는 우연히 갱단의 범죄를 목격한 가수 들로리스가 수녀원에 몸을 숨기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작품이다. 수녀원의 금욕적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사고를 일삼던 들로리스는 성가대 지도를 맡으면서 수녀들을 흥의 세계로 인도한다.
주인공 들로리스를 연기한 니콜 바네사 오르티스를 비롯해 견습 수녀 메리 로버트를 연기한 김소향 등 뛰어난 기량의 배우들이 무대를 안정적으로 이끈다. 탄탄하게 쌓아 올린 화음과 각을 맞춘 군무에서 이들의 호흡을 느낄 수 있다.
의상과 조명 등 시각적인 요소는 작품에 활기를 더한다. 손으로 찌르는 동작이나 팔을 위아래로 흔드는 디스코 풍의 안무는 화려하게 장식한 수녀복 소매를 돋보이게 했다. 조명은 미러볼이 반짝이는 듯한 효과를 더해 풍성한 무대를 만들었다.
뮤지컬은 1992년 개봉한 동명 영화가 원작으로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초연했다. 전반적인 줄거리는 영화와 같지만, 시대적 배경을 디스코가 유행했던 70년대로 설정했다는 차이가 있다.
작품의 분위기는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와 디스코 음악이 어우러지며 경쾌함을 잃지 않는다. 들로리스가 범죄를 저지른 갱단을 마주치고도 능청스레 상황을 무마하려는 장면은 시트콤을 보는듯한 인상을 준다.
특히 주인공의 행방을 쫓는 갱단 3인조는 어설픈 면모를 드러내며 이야기의 무게감을 던다. 들로리스와 갱단의 갈등이 다소 뻔하게 해결된다는 인상을 주지만 유쾌한 이야기를 즐기는 데는 무리가 없다.
갱단 3인조가 수녀원에 잠입할 계획을 세우는 노래 '레이디 인 더 롱 블랙 드레스'(Lady in the long black dress)가 인상적이다. 본인의 매력으로 수녀를 유혹해 수녀원에 잠입하겠다는 황당한 계획은 배우들의 뻔뻔한 연기와 뛰어난 가창력을 만나 웃음을 끌어낸다.
'시스터 액트'의 영어 공연권을 확보한 제작사 EMK뮤지컬컴퍼니는 자체적으로 구성한 스태프와 함께 이번 공연을 꾸몄다. 내년 2월 11일 서울 공연 폐막 이후에는 국내 투어와 아시아 투어가 이어진다.
공연이 영어로 진행되는 만큼 한국 관객이 공연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배려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한국어로 번역된 대사를 제공하는 자막은 극을 관람하는 또 하나의 재미를 더했다. 어순을 도치하는 등 가사의 운율을 최대한 살렸고 여러 글씨체를 활용해 유머 포인트를 강조했다.
미국 R&B 가수 베리 화이트 등 한국 관객에게 생소한 단어나 이름은 자막에 이미지를 삽입해 최소한의 이해를 도왔다.
커튼콜이 끝나자 배우들은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며 관객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준비해온 한국어 가사를 다소 서투르지만 또박또박 들려주는 모습이 공연장을 떠나는 관객들에게 여운을 남겼다.
"우리는 시스터즈 언제나∼ 우린 모두 영원한 시스터 액트!"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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