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월소득 500만원 넘어…빈부격차는 심화 [한강로 경제브리핑]

이병훈 2023. 11. 24.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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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이 500만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소득도 5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저소득층의 월평균 소득은 쪼그라든 반면, 상위 20%의 소득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격차는 지출 격차로도 이어졌다. 미래 세대를 위한 투자인 ‘교육 지출’ 분야에서 1·2분위는 지출을 줄인 반면, 5분위는 20%가량 늘렸다.
◆소득별 교육지출 격차 증가… “부의 대물림 명확”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03만3000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물가 상승분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지난해 동기 대비 0.2% 증가했다. 실질소득은 지난해 2분기 6.9% 증가한 후 3분기 -2.8%, 4분기 -1.1%, 올해 1분기 0.0%, 2분기 -3.9%로 감소 또는 보합하다 5분기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소득 유형별로 보면 근로소득이 3.5%, 재산소득이 16.5% 증가했다. 이전소득도 11.7% 늘었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지출은 387만1000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0% 늘었다. 이 가운데 생활에 필요한 재화·서비스 구입 비용을 뜻하는 소비지출은 280만8000원으로 3.9% 증가했다. 항목별로는 오락·문화 지출(16.7%)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비소비지출은 106만2000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3% 늘었다. 항목별로는 이자비용이 24.2% 늘어 전체 비소비지출 증가를 이끌었다. 

소득 1분위 가구(하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112만2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올해 2분기(-0.7%)에 이어 두 분기 연속 하락세가 이어진 것이다. 근로소득(-9.2%)과 사업소득(-12.7%)이 모두 줄어든 탓이다. 반면 2∼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증가했다.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4.1% 증가한 1084만3000원이었다. 이어 4분위(5.0%), 3분위(2.3%), 2분위(0.3%) 순이었다. 4분위와 5분위 등 고소득자일수록 소득 증가 폭이 더 컸던 셈이다. 
사진=뉴시스
통계청은 7월부터 비가 잦았던 날씨를 원인으로 꼽았다. 상대적으로 건설업 등 임시·일용직 종사자가 많은 저소득 가구 특성상 근무일 수가 줄었고, 1분위 자영업자 가운데 비중이 큰 농가의 소득이 줄어 사업소득도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4∼5분위가 많은 상용직 중심의 임금 상승 또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3분기 소비지출 역시 1분위 가구만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23만7000원으로 1년 전보다 0.7% 감소했다. 공공요금 인상, 고물가 등으로 생활 필수재인 ‘의식주’ 지출 비용이 늘어나며 가정용품·가사서비스(-19.7%), 교육(-13.9%), 통신(-10.4%), 교통(-8.1%), 주류·담배(-7.2%) 등에서 지출을 줄였다. 

반면 소득 5분위 가구의 경우 월평균 소비지출이 492만2000원으로 6.5% 늘었다. 오락·문화(28.7%), 교육(19.4%), 주거·수도·광열(15.0%) 등에서 지출을 크게 늘렸다.

두 집단 간 소비지출 격차가 벌어지며 ‘계층 이동의 사다리’로 불리는 교육에 대한 지출 격차 또한 더 커졌다. 1분위가 교육에 대한 지출을 10% 이상 줄였지만, 5분위는 20%가량 늘렸다. 3분기 실질적 교육 지출 증감량 격차가 30% 이상 벌어진 셈이다. 

◆증권사 CEO 교체 바람 거세져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최근 잇따라 교체되고 있다. 세대교체 필요성, 증권업계 업황 악화에 따른 분위기 환기성 조치 등이 교체 사유로 거론된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그룹별 이사회를 통해 최고경영진 인사를 내정해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을 증권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김성환(사진) 개인고객그룹장 부사장을 증권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저축은행에서는 전찬우 리테일사업본부장이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이번 인사로 한국투자증권은 2019년부터 이어졌던 ‘정일문 체제’에서 ‘김성환 체제’로 바뀌게 됐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경영 성과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이어가면서도 금융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성장전략의 변화를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인사배경을 설명했다. 김 신임대표는 금융투자 업계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처음 도입한 부동산 PF 1세대로 전임 정일문 부회장이 기업금융(IB) 분야에 강점이 있었던 것과는 대비된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뉴시스
증권가에서는 최근 장기간 근무했던 최고경영자들이 바뀌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세대교체’ 흐름이 거세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창업멤버이자 7년간 대표직을 역임했던 최현만 회장 대신 김미섭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해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다음 달 7일 임시주총을 거쳐 신임 사내이사인 허선호 부회장과 전경남 사장 중 한 명을 추가로 대표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또 메리츠금융지주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통해 최장기 증권사 CEO였던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를 지주로 이동, 그룹운용부문장을 맡기는 한편 후임 CEO에는 장원재 사장(세일즈&트레이딩부문장)을 선임했다. 메리츠증권은 이화전기 거래정지 직전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서 내부정보를 활용해 손실을 피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장 신임 사장은 2015년 메리츠화재 리스크관리 상무로 입사해 2020년까지 메리츠화재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겸 위험관리책임자 부사장으로 일해 오는 등 그룹 내 리스크관리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증권사 교체 바람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바뀐 3명의 CEO 이외에도 올해 말에서 내년 3월 사이 주요 증권사 6명의 임기가 끝난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과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의 임기는 올해 12월까지이고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의 임기는 내년 3월에 끝난다.

금융감독당국의 조사도 CEO 거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안건 소위원회를 열어 라임·옵티머스 등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해 박정림 KB증권 대표,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에 대한 제재안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최근 박 대표에 대해서는 기존 제재 수위보다 높은 ‘직무 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고 KB증권에 사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책 경고’ 이상 제재가 금융위에서 확정될 경우 제재 대상은 연임 및 3~5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된다. 금융위는 이르면 이번 달 29일 정례회의에서 제재를 확정할 방침이다.

◆‘디지털 화폐’ 10만명 대상 활용성 테스트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CBDC 활용성 테스트’ 세부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내년 4분기 중 일반인 최대 10만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바우처(상품권)을 이용하는 형식의 실거래 테스트에 나선다고 밝혔다. CBDC란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새로운 화폐를 의미한다.

실거래 테스트는 은행이 디지털 바우처 기능이 부여된 예금 토큰을 발행하고, 이용자가 이를 이용해 사용처에서 물품 등을 구매하면 사용처에 대금이 지급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실거래 테스트에 참여할 일반 이용자는 내년 9~10월경 참가 은행을 통해 신청 접수를 받을 계획이다. 참가 은행은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3분기 말 이전에 확정할 예정이다.
한국은행. 연합뉴스
한은 관계자는 “실거래 테스트에서는 국민이 새로운 디지털통화의 효용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진행할 계획”이라며 “현재 바우처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높은 수수료, 복잡하고 느린 정산 프로세스, 사후 검증 방식의 한계 및 부정수급 우려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은은 CBDC를 이용하는 가상환경에서의 기술 실험도 진행한다. 새로운 형태의 금융상품의 발행·유통 과정 등의 기술적 구현 가능성을 점검해 보는 데 주안점을 두고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거래소, 금융결제원 등과 협력해 탄소배출권 모의거래, 가상자산 청약 및 공모, 가상 증권 디지털 발행 및 CBDC를 이용한 동시결제 실험 등을 실시한다. 

한은은 기술 실험에 대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금융상품을 중심으로 발행·유통 과정 등의 기술적 구현 가능성을 가상환경에서 점검하는 것으로, 기존 금융시스템에의 적용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 실험에서 발행기관이나 금융기관 등은 가상의 기관을 상정해 진행할 예정이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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