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어반팜] 주문 즉시 수확→샐러드…월 1만명 찾는 홍대 스마트팜 식당 [푸드360]
밭에서 키우는 것보다 효율성 100배 높아
팜 파트너 발굴 목표…깨끗한 음식 늘려야
[헤럴드경제=전새날·김희량 기자] 샐러드 주문을 받은 직원이 빈 바구니를 들고 바삐 걸어간다. 그가 향한 곳은 주방이 아니다. 40평 규모의 매장 한쪽에 자리 잡은 10평(33㎡)짜리 ‘스마트팜’이다. 투명한 통창 너머 수십 개의 팬(fan) 바람에 맞춰 천천히 흔들리는 채소들이 보인다. 그 위로는 백색 LED 조명등이 빛을 비추고 있다. 직원은 고객이 직접 고른 카이피라(유럽 양상추) 한 송이를 뽑는다. 잠시 뒤 수확한 채소로 만든 샐러드를 접할 수 있었다.
지난 7일, 헤럴드경제가 찾은 서울 마포구 신촌역 인근의 ‘리브팜 신촌’.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매장이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지나가던 한 중년 여성은 발걸음을 멈춘 채 창문에 바짝 붙어 신기한 듯 매장 안을 관찰했다. 이들이 손으로 가리킨 것은 루꼴라, 바질, 케일 등을 수경재배 중인 스마트팜이었다. 스마트팜은 스마트(smart)와 농장(farm)을 합친 말로 기술을 활용해 시공간의 제약없이 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이다.
리브팜은 매장에서 직접 키운 신선한 채소를 판매한다. 스마트팜으로 생육 기간을 7주에서 5주로 줄였다. 인력도 40% 감축했다. 특히 양분부터 농도, 온도, 습도, 바람의 세기까지 세밀하게 조정해 재배를 위한 최상의 조건을 갖췄다. 밭에서 키우는 것과 비교하면 효율성은 ㎡당 100배에 달한다. 리브팜은 이 시스템을 ‘AI(인공지능) 농부’로 칭했다.
현재 리브팜은 서울 시내 5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전 매장에서 생산하는 채소는 연간 83t(톤) 규모다. 이곳 신촌점 매장 내 스마트팜에서만 연간 7t의 채소를 생산한다. 매장을 방문한 고객은 채소를 수확해 식탁까지 오르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한 달 평균 1만6000명이 리브팜을 찾는다.
강길모 리브팜 대표(퓨처커넥트 대표)는 “스마트팜은 목표가 아니라 수단(how)”이라며 “지속가능한 농장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스마트팜”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도심에서 신선한 채소를 만들어 고객에게 바로 전달하는 사업으로 지속가능한 자급자족을 꿈꾸고 있다.
그는 도심 속 자급자족이 필요한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고 했다. 현재 유통과정에서는 수요를 예측하지 못해 음식을 절반 가까이 폐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기후 변화에 따라 급변하는 식량 가격은 그 차제로 위협이다. 많은 인구가 도심에 쏠리며 시외에는 생산 인력이 감소한다. 여러 유통 과정을 거치며 발생하는 불필요한 이산화탄소도 과제다. 강 대표는 해결책으로 스마트팜을 떠올렸다.
강 대표는 스마트팜 공간으로 서울을 택했다.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 관점의 결정이다. 그는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우린 여전히 도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시외 스마트팜에서 생산하면 기존 유통경로를 통해 판매돼 신선함은 잃고 이산화탄소도 더 많이 배출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울에서 채소를 생산하고 판매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발전된 기술과 소비 문화의 변화도 스마트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강 대표는 “예전에는 활용하기 어려웠던 IoT(사물인터넷)나 클라우드를 지금은 돈만 내면 쓸 수 있다”면서 “LED, 센서모듈 등 하드웨어 비용도 과거보다 20% 정도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가치소비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많아진 상황에서 도심 속에서 지속가능한 생산이 가능한 기회가 더 많이 열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리브팜은 엽채류, 허브류 등 채소 12종을 재배하고 있다. 향후 작물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찾는 주요 채소를 생산할 예정이다.
강 대표의 목표는 도시의 모든 사람이 자급자족할 수 있는 ‘팜(farm) 파트너’를 찾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도시 안에 팜(farm) 네트워크를 운영할 판로를 만든다면 (자급자족하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머지않은 미래에 도시에서도 깨끗하게 만든 음식을 쉽게 사 먹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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