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광장] 올해의 교수신문 사자성어는?
위정자 및 정치 지도자, 권력자들을 향한 일침
2023년 계묘년도 (癸卯年) 한달을 조금 더 남겨 놓고 있다.
해마다 연말이면 언론사마다 한해 국내외 10대 뉴스를 선정해 발표해 세간의 관심을 끌며 지난 1년을 되돌아 보게 된다.
연말이면 세간의 이목을 끄는 뉴스가 또 있다. 바로 '올해의 사자성어'인데 교수신문이 한해의 한국사회의 모습을 네 글자 고사성어를 인용해 발표해 왔다.
지난 2001년부터 발표하기 시작한 올해의 사자성어를 보면 그해의 우리 정치와 사회상을 엿볼 수 있다.
그동안 발표된 사자성어를 되새기며, 우리의 자화상을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윤석열 정부 1년차인 2022년 올해의 사자성어는 과이불개((過而不改)로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논어의 '위령공편'에 나오는 말로 공직자들이 잘못을 하고도, 잘못을 인정하거나 사과하지 않은 것을 꼬집은 말이다.
여야 정치권이 잘못에 대해 '이전 정부는 더 했다' 혹은 '대통령 탓'을 하면서 고치려 하지 않는다. 이태원 참사같은 후진국형 대형 참사가 발생해도 책임지는 정치인이 나오지 않아 과이불개가 추천됐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해인 2021년 올해의 사자성어는 중국 당나라 역사서인 구당서에 나오는 묘서동처(猫鼠同處), 쥐를 잡아야 할 고양이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된 것'을 비유한 사자성어다.
국정을 엄정하게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불법을 저지르고, 이들을 감시해야할 감시자들도 한통속이 돼 사적 이익을 챙긴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 4년차인 2020년 올해의 사자성어는 아시타비(我是他非),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 내로남불을 한문으로 옮긴 신조어다.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을 줄인 신조어로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이중잣대를 꼬집는 말이다. 우리 정치권의 여야간 이전투구 모습을 빗댄말이다.
2019년에는 사자성어는 공명지조(共命之鳥)로 아미타경(阿彌陀經)을 비롯한 많은 불교경전에 등장하는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새를 의미한다.
생각이 다른 두 존재가 몸이 하나라는 공동 운명체로, 진보와 보수도 결국 운명 공동체이기 때문에 타협하라는 메시지다.
적패청산이 한창이던 문재인 정부 2년차인 2018년 올해의 사자성어는 논어(論語) 태백편(泰伯篇)에 실린 임중도원(任重道遠), 맡겨진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교수신문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적폐청산을 내걸고 개혁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반대세력의 저항에 부딪혀 진통을 겪고 있어 굳센 의지로 잘 해결해 나가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선정했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사자성어는 파사현정(破邪顯正)으로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의 불교 용어다.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사악한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사고방식과 도리를 따른다는 뜻이다. 교수들은 적폐청산이 제대로 이뤄지길 바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2016년 박근혜 정부 4년차 그해 사자성어는 군주민수(君舟民水), '백성은 강물이며, 임금은 강물 위에 떠 있는 배'라는 뜻으로, '강물이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즉, 이는 국민이 한 나라의 지도자를 세울 수도 물러나게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민심이 전국에서 뜨겁게 달아오르던 해였다.
2014년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지금도 가끔 쓰이는 지로위마(指鹿爲馬)로 '史記'에서 유래된 말로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르는 뜻이다. 윗사람을 농락해 자신이 권력을 휘두른다는 의미지만 요즘에는 사실이 호도해 억지를 부려 상대를 궁지로 몰아넣는다는 의미도 있다.
당시 세월호 참사에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등이 정부와 권력자를 향한 충고였다.
교수신문이 2001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오리무중(五里霧中)을 처음 선정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로 23년째를 맞는다.
올해도 청주 오송참사 등 사건 사고도 많고, 정치권도 네탓공방으로 혼란스러웠던 한해를 교수신문은 뭐라 평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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