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지인들과 영상 공유했다"는데 "형수 믿는다?"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31·노리치시티) 선수의 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황 씨의 형수 A씨 관련 진술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황 씨의 불법 촬영 혐의를 놓고 황 씨와 진실 공방을 이어가고 있는 피해자 측은 A씨가 자신의 영장 심사 과정에서 “황 씨가 지인들과 불법적으로 촬영물을 공유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23일 주장했다.

이 발언만 보면 A씨가 자신의 유포 혐의 이전에 황 씨의 불법 촬영 혐의를 강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황 씨 측은 “형수의 결백을 믿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황 씨 측은 황 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영상물을 SNS에 유포한 당사자가 황 씨 형수인 것으로 밝혀졌다는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 이 같은 입장문을 내고 반박했다.

“영상 유포 및 협박이 동일인의 소행이 아닐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고 전문적, 조직적인 자들의 소행일 확률을 의심하고 있다”는 황 씨 측은 “형과 형수는 황 선수를 음해할 어떤 동기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제간 금전 다툼이나 형수와의 불륜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SBS에 따르면 경찰은 황 씨 형수의 인터넷 검색 기록을 조사한 결과, 황 씨에게 협박이 이뤄지던 시점에 ‘포렌식’과 ‘IP 위치 추적’ 등 범행과 연관된 단어들을 집중적으로 검색한 정황을 포착했다.

또 경찰은 황 씨 형수가 조사 도중 자신의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점을 증거 인멸을 위한 행동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근 황 씨의 형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SNS에 ‘소속사와 협의가 안 되면 추가 폭로하겠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린 혐의(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로 남성 B씨를 지난해 8월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

한편, 피해자 측은 “이 사건의 본질은 황 씨의 불법 촬영 혐의”라며 황 씨와 피해자가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와 통화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다.

피해자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에 따르면 지난 6월 영상 유출 뒤 피해자가 통화에서 황 씨에게 “내가 싫다고 분명 이야기를 했고 그날도 그렇게 이야기했다”고 하자, 황 씨는 “찍었을 때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고 답했다.

피해자가 “어찌 됐든 불법 촬영 행동을 한 건 너도 인정해야 한다. 근데 여기서 잘 마무리해주면 법적인 조치는 취할 생각은 없다”고 말하자 황 씨는 “그걸(유포를) 최대한 막으려고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다만 황 씨는 다만 통화 이후 피해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너무 걱정하지 마라”며 “불법으로 촬영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소유하고 있던 걸 도난당한 건 내 부주의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처음 통화에서는 반박하지 못하다가 그 후 갑자기 수습에 나서고 있다”며 “이는 불법 촬영이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 변호사는 황 씨 측이 ‘휴대전화를 잘 보이는 곳에 놓고 촬영했고 상대 여성도 이를 인지하고 관계에 응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 “피해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셀프 유죄 인증’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촬영물을 피해자와 함께 봤다는 황 씨 측 주장에 대해선 “가해자가 불법 촬영 뒤 피해자에게 이런 것(촬영물)이 있다고 알려준다고 ‘동의’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피해자가 동의해서 찍었다면 왜 교제 중에 영상을 삭제해달라고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황 씨가 혐의를 부인하며 피해자 신상을 일부 공개해 ‘2차 가해’ 논란도 일었다.

황 씨 측은 전날 입장문에서 “피해 여성의 신원이 노출될까 우려해 공식 대응을 자제해 왔다”라면서 도리어 피해자의 직업과 결혼 여부를 공개했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에 대한 심각한 2차 가해이자 명백히 피해자를 향한 협박과 압박”이라며 필요하면 고소장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촬영물 유포 피해자가 한 명 더 있으나 이 피해자는 유포와 관련해 황 씨의 부탁으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박지혜 (nonam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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