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도 정복합니다"… mRNA에 한계는 없다

지용준 기자 2023. 11. 24. 06:3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S리포트-'대세 mRNA'①] mRNA 백신, 모더나·화이자 양강 구도 속 에스티팜·한미약품 가세

[편집자주]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지도가 대폭 바뀌었다. 그중에서도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졌던 mRNA(메신저 리보핵산)에 대한 관심은 상전벽해 수준으로 높아졌다.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발발 1년 만에 이에 대응할 수 있는 mRNA 백신의 출현은 mRNA 관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국내·외 제약사의 경쟁을 촉발했다. 더이상 차세대 기술이 아닌 현재를 바꾸는 기술이 된 mRNA에 대해 살펴봤다.

코로나19 팬데믹 위기에서 인류를 구한 mRNA 백신은 개발 속도와 유연성이 신속한 대응을 위한 최대의 특장점으로 꼽힌다. 2023년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한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왼쪽)와 카탈린 카리코 독일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기사 게재 순서
①"암도 정복합니다"… mRNA에 한계는 없다
②가능성에서 성공으로… 코로나로부터 인류를 구원한 mRNA
③mRNA 백신 개발 앞서가는 美·日… 한국은 걸음마

"우리는 RNA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해 수년 동안 생각해 왔고 이젠 가능해졌다."

지난 10월2일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인 드루 와이스먼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교수는 수상 소감으로 이렇게 말했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와이스먼 교수와 카탈린 카리코 독일 바이오엔테크 수석 부사장에게 돌아갔다. 두 사람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효과적인 mRNA 백신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도운 주인공이다.

이들이 발견한 기술은 코로나19 발발 1년 만에 백신을 개발할 수 있게 다리를 놓은 '뉴크레오사이드 염기변형기술'(nucleoside base modification)이다. RNA를 구성하는 염기를 변형해 선천면역반응을 회피하고 단백질 발현 효율을 높이는 원리다. 노벨평의원 위원인 구닐라 칼슨 헤데스탐 카롤린스연구소 교수는 해외 의약전문지 피어스파마와의 인터뷰를 통해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백신이 이렇게 빨리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주로 기술의 발전과 이를 가능하게 한 기본적인 발견 덕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꿈의 기술' mRNA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계기로 알려진 mRNA가 다양한 질병을 막아주는 '꿈의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에 이어 2009년 H1N1형 신종플루, 2012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2019년 코로나19 등 최근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 발생 주기가 빨라지는 만큼 mRNA 백신의 개발 속도와 유연성은 신속한 대응을 위한 최대의 특장점으로 꼽힌다. 국내외 제약사들은 계절성 질환인 독감백신을 개발 중이며 나아가 암과 희귀질환 극복에 나섰다.

mRNA가 노리는 분야는 독감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상용화 시점을 내년으로 계획하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모더나는 mRNA 독감백신 mRNA-1010의 임상 3상에서 모든 주요 평가변수를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비교 대상이었던 GSK의 4가 독감백신 플루아릭스와 비교해 인플루엔자 A형과 B형 2종 모두에서 높은 항체 수치와 혈청전환율을 보였다. 모더나는 이르면 2024년 하반기 mRNA 독감백신을 출시한다.

화이자는 mRNA 독감백신(PF-07252220)으로 상업화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임상 2상을 마치고 현재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에서 예정대로 성공할 경우 모더나와 같은 내년을 출시 시점으로 바라본다.

코로나19 백신, 독감 백신에 이어 암 분야에서 화이자와 모더나는 경쟁 구도를 그리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제는 항암"


암 분야에서도 모더나와 화이자는 경쟁 구도를 그리고 있다. 앞선 곳은 모더나다. 모더나는 미국 MSD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활용해 암백신으로서의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모더나가 개인별 맞춤형 암백신으로 개발 중인 mRNA-4157은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을 통해 단독 요법 대비 암 재발률을 44% 낮췄고 사망 위험을 65% 줄였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는 지난달 개발 중인 암백신 CARVac이 임상 1·2상에서 고형암 환자에게 효과를 냈다고 발표했다. CARVac과 맞춤 치료제인 CAR-T 치료제 BNT211의 병용요법 결과, 등록 환자 38명 중 45%에서 약효 반응이 일어났다. 이 중 74%의 환자는 암 성장을 억제했다.

mRNA 암백신은 체내에 암의 유전정보를 인식하는 것이 핵심이다. 암세포는 정상 세포와는 달리 비정상적인 단백질(악성 종양)을 생성한다. 이 경우 mRNA 기반 암백신을 투여할 경우 악성 종양이 체내에서 생성되면 mRNA가 전달한 유전정보가 면역세포로 전달돼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한다. 모더나와 화이자가 개인 특성에 맞는 맞춤형 암백신을 개발하는 이유다.

화이자는 mRNA 독감백신(PF-07252220)으로 상업화에 도전하고 있다. 사진은 mRNA 코로나19 백신. /사진=로이터


한국도 뛰어든 mRNA


국내 바이오 기업들도 mRNA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에스티팜은 개발 중인 코로나19 mRNA 백신 STP2104의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에스티팜에 따르면 자체 특허 플랫폼기술인 '스마트캡'(SmartCap)을 사용한 STP2104는 4주 간격으로 2회 기초 접종한 후 4주째 형성된 중화항체의 역가가 접종 전보다 22.8배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화이자-바이오엔텍의 코로나19 mRNA 백신보다 우월한 효과를 낸 결과값이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이번 STP2104의 중간 결과를 통해 에스티팜의 고유 특허 플랫폼인 스마트캡의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mRNA를 활용해 암백신 개발에 나섰다. mRNA 암백신 후보물질 HM99462은 현재 전임상을 마친 상태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동물 모델에서 HM99462를 투여한 결과 암을 억제한 효과가 나타났다. 전임상에서 효과를 확인한 만큼 임상 진입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지용준 기자 jyjun@mt.co.kr
<저작권자 ⓒ '성공을 꿈꾸는 사람들의 경제 뉴스' 머니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S & money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