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이준석 잡으러 가는 한동훈…'영남 신당' 원천 봉쇄?
윤석열 정부의 황태자 한동훈 법무장관이 광폭 행보를 하고 있습니다. 곧 정치판에 등판할 것 같은 분위기인데요. 이런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위한 가속 페달을 밟고 있죠.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한 장관이 왜 시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는지, 이런 움직임이 '이준석 신당'과 함수관계가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죠.
◇대구 찍고 대전, 울산으로 광폭 행보
한동훈 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로 마음을 굳힌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17일 대구, 21일 대전을 찾았고, 24일에는 울산으로 갑니다. 한 장관은 21일 대전을 찾아 "여의도에서 300명만 공유하는 화법이나 문법이 있다면 그건 여의도 문법이라기보다는 여의도 사투리 아닌가. 나는 나머지 5000만 명이 쓰는 문법을 쓰겠다"고 했어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지만 이 정도면 '준비된 발언'이에요. 기존 정치와는 다른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한 장관은 지난 17일에는 '보수의 심장' 대구를 방문한 뒤 귀경길 동대구역에서 시민들과 3시간가량 기념 촬영을 했습니다. 지지자들의 사진 촬영 요청이 쇄도하자 예매한 기차표까지 취소했는데요. 법무부 공식 일정으로 대구를 방문했다고 하지만 '정치 행보'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1년 3월 검찰총장 퇴임 직전 마지막 일정으로 대구를 찾은 것과 오버랩됩니다.
한 장관의 내년 총선 출마는 기정사실화 되고 있습니다. 내년 총선에서 어떤 식으로든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각에선 비대위원장이나 선대위원장으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장관의 대구 방문은 영남 기반의 신당을 준비하고 있는 이준석 대표와 묘한 경쟁 구도를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이 전 대표는 이미 12월 27일 날짜까지 박고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죠. 온라인 연락망을 열고 지지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벌써 5만 명을 넘어섰어요. 오는 26일에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과 함께 대구를 방문해 연락망 참여자들을 만납니다.
한 장관과 이 전 대표는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상징하는 인물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2030세대에도 소구력이 있을 수 있죠. 두 사람 다 안티가 있지만 거침없는 언변으로 지지자들에게 '대리 만족감'을 주는 인물입니다. 지금까지 두 사람이 직접 부딪힌 적은 없지만 피할 수 없는 일전을 치러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한동훈에 쫓기는 이준석, 애써 태연한 척
한국갤럽이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21%, 한동훈 법무부 장관 13%,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각각 4%, 이 전 대표는 3%로 나타났습니다. 중도층만 놓고 보면 이재명 20%, 한동훈 10%, 이준석 5% 순이고, 30세 미만에서는 이재명 9%, 한동훈 7%, 이준석 6%로 별 차이가 없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런 사실로 미뤄 한 장관이 부각하면 이 전 대표에게는 별로 좋을 게 없습니다. 이 전 대표와 한 장관이 대구에서 맞불을 놓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어요. 그럴 가능성은 낮지만 한 장관이 대구에서 출마한다면 '이준석 바람'을 원천봉쇄하는 카드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한 장관의 광폭 행보에 이 전 대표는 애써 태연한 척하고 있는데요. 그는 17일 MBC '뉴스외전'에 "한 장관을 경쟁 상대로 보지 않는다. 저희가 겹치지 않는 지점들이 있기 때문에 긍정적 의미의 경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법조의 커리어에서 보면 최정점에 있는 분이고, 정치적인 면에 있어서는 긁지 않은 복권 같은 존재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살짝 견제구도 날리고 있는데요. 이 전 대표는 2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 장관이 윤 대통령을 비판한다면 가슴이 웅장하지 않겠나. 그런데 대통령에게 뭘 할 수 없다는 순간부터 사실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했어요. 같은 날 하태경 의원 출판기념회에서는 "한 장관이 조만간 정치적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에 개혁적으로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어떤 메시지를 보여준다면 하태경과 이준석과 한동훈이 동지가 되는 날도 올 수 있다"고 했어요.
이 전 대표의 인터뷰를 종합해 볼 때 '한 장관이 윤 대통령과 당을 비판하면 동지가 될 수 있다'는 말에 방점이 찍힙니다. 반대로 윤 대통령과 당을 비판하지 않으면 적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결국 두 사람은 대척점에 설 수밖에 없고 동지가 될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매우 낮습니다.
◇연말 연초 등판, 내년 총선 출마 기정 사실화
한동훈 장관은 연말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점쳐지는데요. 이번에는 한 장관의 행보에 대한 정치권 반응을 살펴보도록 하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현 단계에서 제가 판단하기에는 50% 이상이고 한 70% 정도는 출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저는 이렇게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한동훈 장관이 갖고 있는 영향력, 스타성, 인지도, 또 여러 가지 역량과 기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아마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2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지금 한동훈 장관은 이미 대구 가서 3시간 동안 사진 찍고 사인 다 해주고 이랬잖아요. 이미 정치판으로 들어왔다 이렇게 볼 수가 있고요. 또 하나는 한동훈 장관의 역할론이 나오지 않습니까? 그 한마디, 300명의 언어가 아닌 5000만 명의 언어를 쓰겠다. 뭐 정치 개혁하겠다는 거 아니겠습니까?"(22일 KBS 특집 1라디오 오늘)
■오신환 국민의힘 혁신위원-"저 개인적으로도 한동훈 장관의 정치적 행보로 보입니다. 그건 부인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요. 장관직을 언제 마무리할 것이냐, 그 이후에 정치적 행보를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이냐 이런 부분들이 남아 있는 것 같고요. 어쨌든 한동훈 장관은 당에 필요한 자원이라고 생각합니다."(22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김웅 국민의힘 의원-"우리 당의 문제는 용산 사투리가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서 바이든이나 홍범도나 해병대원 사건이나 이게 용산 사투리지 여의도 사투리 아니거든요. 그렇지 않습니까? 우리 당은 용산 사투리가 문제고 민주당은 암컷, 이런 막말이 문제고 차라리 그냥 여의도 사투리를 쓰면 그 정치가 나름대로 돌아가는 거죠.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 부대표-"한동훈 장관 같은 경우에는 한동훈 사투리를 쓰잖아요. 그래서 그런 부분도 본인이 좀 반성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장관이 한쪽 정치 세력을 강하게 대변한다, 맞지 않죠. 굉장히 심한 사투리를 쓰는 분이에요. 그래서 본인이 어떤 사투리를 쓰는지도 한번 돌아볼 필요는 있어요."(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박지원 전 국정원장-"한 장관은 언제 등판할 거냐. 인요한 위원장이 12월에 물러가잖아요. 혁신위에서 뻥뻥거렸지만 아무것도 실천되지 않았다고 하면 그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된다고요. 이것을 김기현 대표가 지고 12월 말에 물러가면 1월 한동훈이 등판할 거다. 비대위원장이 됐건 지도부가 됐건 저는 그렇게 봐요. (22일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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