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지수에 안 잡히는 ‘1+1 할인’ 이벤트… “통계 착시 우려”
제조·유통업계 “高물가지수, 할인 행사 반영되지 않은 영향 있어”
통계청 “단품 단위 조사 진행…특정 조건 요구하는 할인 반영 어려워”

국내 대형마트 3사는 올해 내내 기저귀 제품에 대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기저귀 시장점유율 1위 브랜드인 유한킴벌리의 하기스는 주로 ‘2+1′(2개를 사면 1개를 더 주는 판촉행사)을, LG유니참의 ‘마미포코’와 깨끗한나라의 ‘보솜이’는 ‘1+1′로 판매를 하고 있다.
의류·섬유 업체도 예전에는 시기별로 20~30% 할인 행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들어선 원활한 재고 처리를 위해 ‘1+1′ ‘2+1′ 할인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이러한 판촉 할인 행사는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조사에 반영되지 않아 물가 지수와 실 구매가격 간 오차를 야기하는 요인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열린 ‘의류·신발 물가 점검회의’에서 한 의류업체 관계자는 “최근 의류 관련 물가가 급등한 것은 업체가 진행하는 할인 행사가 물가 조사에 반영되지 않은 게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섬유업체들이 소비자 물가 부담 완화 차원에서 각종 판촉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물가 조사에 할인가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물가지수가 높게 잡힌다는 주장이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 물가 당국에 확인한 결과, 물가 조사는 단품 단위로 진행해 ‘1+1′ 등의 할인 행사를 통해 실제 50% 할인 가격에 구매를 했더라도 할인 가격이 물가 조사에 반영되지는 않는다.
통계청 관계자는 “대형마트의 1+1 할인 행사 등은 임시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마트 멤버십 가입 등 특정 요건을 충족해야만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물가 조사 결과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 마케팅 차원의 판촉 행사 등은 물가 조사에 반영을 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물가 조사 방식과 실제 소비 패턴 간의 괴리가 발생해 물가 조사 결과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영유아 가구가 주로 소비하는 상품 중 절반이 넘는 6개 품목의 올해 1~10월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 물가 평균 상승률(3.7%)을 웃돌았다. 특히 기저귓값 상승률은 9.6%로 10%에 육박했다. 외환위기가 일었던 1998년(10.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에 대해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할인 행사 가격이 제대로 적용됐다면 물가 상승률이 이렇게 높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수백억원을 투입한 농수산 할인쿠폰을 통한 가격 할인도 정부 할인은 제외하고 정부 지원 조건인 마트의 자체 할인분만 물가조사에 반영되며이마저 사업 초기 물가 조사 과정에서 누락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대형마트 등에서는 가격표에 정가를 붙이고, ‘쿠폰 적용시 30% 할인’ 등으로 가격을 표기했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업을 시행하는 초기엔 마트의 자체 할인과 쿠폰 적용 가격이 최종 결재단계에서 확인이 됐다. 통계청 물가조사는 결재 단계가 아닌 진열 가격을 기준으로 해 정부가 예산을 투입한 할인 쿠폰 효과가 물가 조사에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선 물가 안정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을 반영하는 차원엔서 물가 조사 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각종 이벤트 등을 통해 소비자의 물가 부담을 경감하면서 내수를 활성화할 방안을 업계에서도 고민하고 있다”면서 “물가 조사 통계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민관 협의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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