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구 지원 감소 美 NIH에 과학자들 '유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이 지난 10년간 기초과학연구보다 응용연구에 더 많이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NIH는 2013~2022년 외부 연구 프로젝트에 대해 기초과학연구보다 응용연구에 더 많은 연구 보조금을 지원했다.
지난해 NIH가 투자한 프로젝트 수는 응용연구 3만3953건, 기초과학연구 3만3170건이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미국국립보건원(NIH)이 지난 10년간 기초과학연구보다 응용연구에 더 많이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추세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2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NIH는 2013~2022년 외부 연구 프로젝트에 대해 기초과학연구보다 응용연구에 더 많은 연구 보조금을 지원했다.
NIH의 기초과학연구 보조금은 2009년을 기점으로 응용연구에 역전됐고 이후 점차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해에는 169억달러(약 21조9635억원)가 응용연구에 투자된 반면 기초과학연구 보조금은 133억달러(약 17조 2873억원)에 그쳤다.
마이클 라우어 NIH 외부연구부국장은 지난주 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중개연구나 신약의 임상시험 등이 포함되는 응용연구는 일반적으로 기초과학연구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지원이 이뤄진 프로젝트 수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지난해 NIH가 투자한 프로젝트 수는 응용연구 3만3953건, 기초과학연구 3만3170건이었다.
앞서 NIH는 기초과학연구 투자의 중요성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라우어 부국장은 이 직책을 맡은 직후인 2016년 NIH가 운영하는 외부보조금 커뮤니티에 기초과학연구 투자에 대해 "자원이 부족한 시대에는 직접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투자를 우선시하고 싶은 유혹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장기목표에 대한 강한 의지를 유지하고 과학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단기적 보상과 장기적 보상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라 강하게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초과학은 질병 연구를 위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미국 과학자들은 NIH의 기초과학연구 투자가 위축되는 것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당시 라우어 부국장이 올린 게시글에서 자신을 연구자로 밝힌 미국 네티즌들은 댓글을 통해 이같은 의견을 내비쳤다.
한 네티즌은 "보조금이 감소하면서 몇몇 대학은 더 많은 보조금 프로젝트를 얻으려고 했고, (재정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사람들이 해고됐고 결국 실험실이 문을 닫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대부분의 기초과학자는 자신의 급여 그리고 박사후연구원이나 학생 용품을 지원하기 위해 보조금에 의존한다"며 "기초과학연구 투자를 축소하는 정책은 대학원생들과 장기적인 미래에 이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기초과학연구가 응용연구보다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또 다른 네티즌은 "우리는 '빠르고 멋진 결과'를 원하는데, 이에 따라 대다수의 중개연구가 임상에 도달하지 못함에도 선호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의 경우 응용연구보다 기초과학연구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31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 보고한 '2022년도 국가연구개발사업 조사·분석 결과'에 따르면 정부는 연구개발(R&D) 단계별로 기초연구에 5.8조원(28.0%), 응용연구에 5.2조원 (25.2%), 개발연구에 9.7조원(46.8%)을 집행했다. 내년도R&D 삭감안과 관련해 정부는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