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트럭’ 디젤 대신 LPG·전기차로 재편

이재덕 기자 2023. 11.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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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톤 트럭’ 수요 연간 16만대
완성차 업계 신규 시장 선점 경쟁
현대차 포터·기아 봉고 LPG 출시
‘대기관리 권역법’ 개정, 내년 시행
경유트럭 신규 등록 제한 등 영향
기아는 23일 봉고 LPG 터보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현대차·기아 제공

국내 1t 트럭의 ‘경유(디젤)’ 시대가 막을 내리고 액화석유가스(LPG)·전기차 시대가 시작됐다. 국내 1t 트럭의 신규 수요만 연간 16만대 수준이어서 사라진 디젤 트럭 자리를 놓고 국내외 완성차업체들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기아는 1t 트럭 봉고에 기존의 디젤 엔진 대신 LPG 2.5 터보 엔진을 탑재한 봉고 LPG 터보를 출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최고 출력과 최대 토크는 5단 자동 변속기 기준 각각 159마력(PS), 30.0㎏f·m 수준으로, 디젤 모델 대비 출력은 18%, 토크는 4% 향상됐다. 현대자동차도 전날 LPG 2.5 터보 엔진을 탑재한 1t 트럭 ‘2024 포터 2’를 출시했다. 기아와 현대차는 1t 트럭의 디젤 엔진 라인을 올해까지만 가동하고 내년부터 단산에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에서 1t 디젤 트럭은 낮은 가격과 저렴한 유지비로 택배용 같은 소형 화물차로 쓰였다. 연간 신규 수요만 16만대에 달하다 보니 봉고·포터 같은 차량은 베스트셀러 차량으로 꼽힌다. 디젤이 단종되더라도 봉고·포터의 LPG 모델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LPG 가격과 개선된 연비 등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봉고 LPG 터보로 1년 동안 월 2000㎞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디젤 모델 대비 연간 약 80만원의 유류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아는 설명했다.

기아와 현대차가 1t 디젤 트럭을 단산하는 것은 내년 1월1일부터 시행되는 ‘대기관리권역법 개정안’ 때문이다. 이 법안은 대기오염이 심각하다고 인정되는 지역 등에서 소형 택배 화물차의 디젤차 신규 등록을 금지한다. 대신 LPG·전기차 등은 허용한다. 대기오염 물질을 많이 발생시키는 디젤차량을 친환경차량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기존에 운행 중이던 디젤 트럭을 폐차하고 LPG 트럭을 구매할 경우 정부의 ‘LPG 화물차 신차 구입 지원사업’을 통해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금’과 ‘LPG화물차 신차 구입 보조금’ 등 최대 900만원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LPG 신차구입 지원 사업은 올해를 끝으로 일몰되지만 업계에서는 사업 연장 가능성이 제기된다.

디젤이 빠진 국내 1t 트럭 시장에 중국 전기차 업체도 나섰다. 중국 비야디(BYD)는 올해 초 1t 전기트럭인 ‘티포케이(T4K)’를 국내 출시했다. 82kWh 용량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로 1회 충전 시 상온에서 246㎞ 주행(환경부 인증 기준)이 가능하다. 봉고와 포터의 전기차 모델인 ‘봉고3 EV’와 ‘포터2 일렉트릭’보다 상온 기준으로 39㎞를 더 주행할 수 있다. 출고가는 4000만원대 중반이지만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약 1950만원에 구입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1t 트럭 시장을 두고 전기차와 LPG 차량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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