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FC서울-제주UTD의 차기 감독 선임 [초점]

이재호 기자 2023. 11. 2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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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12월경에 선임된 감독들은 길게 볼 것도 없이 겨울이적시장 막바지, 혹은 다음시즌 K리그 개막쯤에 만나보면 하나같이 하는 얘기가 있다.

'너무 늦게 선임돼서 원하는 선수를 데려오지 못했다.'

공식적인 겨울이적시장 개장은 1월1일, 마감은 3월말까지다. 이렇게 보면 이적시장이 열리기전에 감독이 선임된 것이 무엇이 늦었냐고 팬들은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프로축구연맹

그러나 실제 이적시장은 1월1일부터 시작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K리그 팀들은 이르면 7월 여름이적시장 마감 이후부터 본격적으로는 10~11월부터 선수 영입과 방출에 대해 검토하고 결정하기도 한다. 그리고 12월에는 방출자들은 대부분 결정되고 영입 선수들 중 상당수도 결정된다.

왜냐하면 시즌 막판이 다가올수록 우승 혹은 강등 경쟁에 바쁜 몇몇 팀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팀들의 순위가 결정되며 일찍 시즌을 준비하려고 하기 때문. 또한 시즌중에 좋았던 선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주전 경쟁에서 밀린 선수들은 새로운 팀을 빨리 찾으려 하기 때문.

실제로 11월말에 접어든 현재, 많은 K리그 팀들은 물밑에서 영입, 방출 선수를 결정하고 있고 일부 선수들은 협상단계에 있기도 하다. 감독, 단장 등이 한창 에이전트들을 만나 데려오고 싶은 선수의 조건, 방출자 통보 등을 하느라 바쁘다.

이렇게 중요한 11월이 지나고 있는데 감독 선임 소식이 없는 팀들이 있다. 바로 FC서울과 제주 유나이티드. 수원 삼성은 강등 경쟁 중이며 염기훈 감독대행에게 시즌을 맡기기로 했기에 열외로 쳐야하고 충남 아산은 최근 박동혁 감독과 결별을 결정한 상황이다.

반면 서울과 제주는 너무 오랫동안 감독 자리를 비워두고 있다.

서울은 안익수 감독이 8월에 사임했고 파이널 라운드가 시작되면서 파이널B로 밀렸지만 강등과는 무관해졌고 7위의 순위도 결정한지 꽤 됐기에 남은 경기에서 어떤 결과를 받아들던 상관이 없어졌다. 그렇다면 빨리 감독을 선임해서 신임 감독에게 다음시즌을 위해 실전에서 선수들을 테스트할 연습 기회를 만들어줬다면 가장 좋은 상황이었을 것이다. 선수단도 긴장 속에서 경기를 임해 동기부여 커 서울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을 것이다. 김진규 감독대행으로 계속 갈 것이 아니라면 의미없는 경기와 시간만 보내고 있는 서울이다.

그렇지 못했다면 차선책으로 최대한 빨리 감독을 선임해 남은 경기는 지휘 못해도 선수단 구성에 참여하게해 다음 시즌을 발 빠르게 대비했어야 한다. 하지만 11월말이 되도록 서울의 차기 감독 선임 소식은 없는 상황.

ⓒ프로축구연맹

제주 역시 마찬가지다. 9월말 남기일 감독이 사임한 제주는 정조국 감독대행 체재에서 FA컵 결승 진출을 노렸지만 4강에서 실패했고 A매치 데이에 들어가기 직전에 잔류를 확정해 남은 두 경기는 이기든 지든 9위 확정이다. 제주는 FA컵 4강이 있었고 잔류 확정까지 경기가 남았다는 점에서 서울만큼 여유가 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A매치 데이 이전에 잔류가 확정되며 감독 선임에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감독 선임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서울이나 제주나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 시간동안 타팀들은 발빠르게 선수 보강에 나서고 다음시즌에 대한 구상을 하고 있다. 물론 서울과 제주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감독없이 선수 영입이나 다음시즌 구상은 하나마나다. 당장 선수들도 감독이 누가올지 모르는 서울과 제주를 선택할 수 없다.

현재 감독 시장에는 어느때보다 유능한 감독들이 재야에서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2018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고 성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학범 감독, 지난 6월 U-20 월드컵 4강을 이끈 김은중 감독, 상무를 이끌고 조규성 등 여러 선수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낸 '관물대올라' 김태완 감독, 비록 수원 삼성에서 경질됐지만 여전히 전술적 역량은 인정 받고 있는 김병수 감독, 지금은 강등권에서 허덕이고 있지만 수원 삼성을 전반기 2위까지 이끌었던 박건하 감독, 유일한 K리그2 승격 3회 감독인 남기일 감독 등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감독은 물론 선수 은퇴 후 차근차근 P급 라이센스까지 따며 감독에 도전하려는 2002 4강 멤버들 등도 감독 후보가 될 수 있다.

마침 이렇게 좋은 감독들이 재야에 많은데 서울, 제주, 수원 삼성 같은 기업구단의 감독직이 동시에 공석이 된 경우도 K리그 역사에 없었다.

지금까지 차기 감독 선임 발표가 없어도 납득 되는 이유는 하나뿐이다. 현재 타팀 지휘봉을 잡고 있는 감독을 선임하려는 경우.

이 경우가 아니라면 늦어지는 차기 감독 선임은 팀에 이로울 것이 하나도 없다. 관계자들은 "좋은 감독을 선임하기위해 심사숙고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지만 이미 2024시즌은 시작됐다는 점에서 두 팀만 늦어져서 좋을 것이 없다.

ⓒ프로축구연맹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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