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보다 상생' 요청한 당국…금융사 외인투자자 얼마나 빠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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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금융권에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의 상생금융을 요구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예측이 나온다.
금융사들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상생금융으로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일부 외국인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사들이 최근 몇 년간 꾸준한 배당을 통해 투자매력을 올렸기 때문에 외국인 주주 이탈이 크지 않을 거란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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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금융권에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의 상생금융을 요구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예측이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가 빠지면 평판 등에 악영향을 끼쳐 투자 유치 등 사업에 타격을 주리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장기적으로 ESG경영 등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전날 기준 △KB금융 72.55% △하나금융 68.76% △신한금융 60.12% △우리금융 37.36%로 코스피 평균 32.47%를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초 고점 대비 각각 △KB금융 1.75%포인트(p) △하나금융 3.19%p △신한금융 3.55% △우리금융 3.4%p 하락했다. 금융사들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상생금융으로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일부 외국인이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금지에 따른 이탈도 포함돼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금융권은 4분기에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상생금융 지원이 과도해 기말배당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20일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8대 금융지주사 회장을 만나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최대한의 범위 내에서 코로나 종료 이후 높아진 이자 부담 증가분의 일정 수준을 직접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주문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이 말한 상생방안이 배당에 분명히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외인 주주가 이탈하면서 국내 은행권에 대한 평판이 떨어지면 수익 감소로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앞선 지난 8월 이탈리아 정부가 은행 초과이익의 40%를 횡재세로 걷겠다고 발표하자 이탈리아 은행주가 급락하면서 세금 대신 준비금을 쌓는 방안으로 선회했다.
다만 상생금융이 ESG 경영의 하나인 만큼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관련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은행 산업은 국내에서 국내 고객을 바탕으로 영업을 하는 곳"이라며 "뿌리가 되는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이 다 무너진 상태에서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사들이 최근 몇 년간 꾸준한 배당을 통해 투자매력을 올렸기 때문에 외국인 주주 이탈이 크지 않을 거란 지적도 나온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1주당 배당금이 지난해 2950원에서 올해 3300원으로, 신한금융은 지난해 2065원에서 올해 2100원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하나금융 역시 배당금을 지난해 3100원에서 올해 3450원으로 인상할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지난해와 같은 주당 1130원의 배당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배당은 주주에게는 좋지만 결국 국내에 기반을 둔 은행으로서는 국민들의 지지가 필요하고 국내 고객들이 무너지면 은행도 지탱하기 어렵다"며 "최근 1, 2년간 분기배당, 중간배당을 통해 배당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해소했기 때문에 투자매력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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