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詩 읽기] 맞아요, 어머니는 소설가이자 예술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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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시인인 홍지헌 시인의 이 시를 읽다보면 절로 미소가 번진다.
아무도 그렇지 않다는데 혼자 그렇다고 주장하시는 것을 보면 압도적인 세계관을 가진 캐릭터의 출현이 맞는다.
따라오시면서 혼잣말로 '이 길이 아닌데, 아닌데' 하신다.
나까지 소리를 높이려다가 주민센터 근처에 있는 큰 마트에 가시려나보다 하고 정신 나간 사람처럼 웃으며 혼자 정리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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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시인인 홍지헌 시인의 이 시를 읽다보면 절로 미소가 번진다. 그냥 약 하나 받아 전해드린 것을 백방으로 수소문해서 구해드렸노라고 하시는 마음의 솜씨를 보라.
어머니로부터 일방적으로 한방 맞는 일은 ‘불쑥불쑥’이기도 하거니와 ‘난데없이’ 자주 있다.
특정한 날짜를 말씀드린 것도 아닌데 불쑥 어느 날짜에 전화를 걸어 “오늘, 그 일은 어떻게 됐냐?”고 물으시질 않나. 도저히 내 화법으로는 그렇게 말했을 것 같지 않은데 형제들에게 그렇게 말했노라고 전하기도 하신다. 아무도 그렇지 않다는데 혼자 그렇다고 주장하시는 것을 보면 압도적인 세계관을 가진 캐릭터의 출현이 맞는다.
엊그제 길에서 마주친 노모가 길을 물어오셨다. 시장을 찾는다시길래 나를 따라오시면 된다고 하고는 걸음 속도를 늦췄다. 따라오시면서 혼잣말로 ‘이 길이 아닌데, 아닌데…’ 하신다. 그러더니 나를 버리고 슬쩍 다른 길로 방향을 트신다. 시장 가는 길 아니시냐고 물으니 주민센터 찾으신다고 소리를 높이신다. 나까지 소리를 높이려다가 주민센터 근처에 있는 큰 마트에 가시려나보다 하고 정신 나간 사람처럼 웃으며 혼자 정리하고 말았다.
세상 모든 어머니가 소설가라면 항상 해피엔딩만 쓰실 것이다. 만약 안 좋은 일이라도 저지른다면 ‘우리 애는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라고 드라마 속 대사처럼 당당하게 큰소리치실 분이 어머니란 존재 아닌가. 어머니가 그림을 그린다면 분명 ‘자식’들을 주제로 그릴 것이고 누가 봐도 흐뭇한 이야기와 색깔들이 가미될 것이다.
어머니는 해피엔딩을 쓰기 위해 존재하는 예술가다.
이병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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