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전 떠난 케네디 대통령, 위기의 바이든 구해낼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존 F 케네디(1917~1963) 전 대통령 서거 60주기인 22일(현지 시각)을 맞아 장문의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바이든은 “케네디는 역사를 우리 손으로 만들었으며, 그의 암살은 우리 국가의 영혼에 깊은 충격과 상실감을 안겨준 결정적인 순간이었다”고 했다.
바이든은 같은 민주당 소속이었던 ‘케네디 행정부’를 집중 조명했다. “그는 전쟁 영웅이자 상원 의원이자 정치가였다”며 “시민권·투표권·여성 평등 임금 등 20세기의 가장 중요한 이슈에 대해 미국의 나침반을 확고히 세웠다”고 했다. 케네디가 해군 중위로 태평양전쟁에서 싸운 참전 용사라는 점도 함께 강조한 것이다. “그는 냉전의 가장 위험한 순간을 침착한 결단력으로 이끌었다”고도 했다. 1962년 10월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극비리에 건설 중인 사실이 드러나며 3차 대전 공포에 휩싸였을 때, 미 해군에 쿠바 해상 봉쇄를 명령하는 등 단호한 조치로 위기를 타개한 리더십을 재조명한 것이다.
이번 성명을 계기로 케네디와 그 가문에 대한 바이든의 애정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케네디와 마찬가지로 아일랜드계 가톨릭 가정에서 자란 바이든은 그를 특별한 관계라고 느껴왔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은 취임 후 케네디가(家)에서만 세 명의 대사를 지명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2013~2017) 일본 대사를 지낸 케네디의 딸 캐럴라인에게 또 다른 핵심 우방국인 호주 대사를 맡겼다. 케네디의 종손자인 조 케네디 3세는 북아일랜드 경제 특별대사, 케네디의 제수(弟嫂) 빅토리아 케네디는 주오스트리아 대사를 맡았다.
워싱턴 정가에선 “대선을 앞둔 바이든이 케네디와의 인연을 부각해, 범민주당 지지층의 호감을 이끌어내려는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최근 81세 생일을 맞은 바이든은 ‘현직 최고령 대통령’인 반면, 43세에 당선된 케네디는 가장 젊은 대통령 중 한 명이었다는 점에서 대조를 이룬다. 최근 바이든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진행 중인 각종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고전하고 있고, 민주당 내에서도 후보 교체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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