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몇몇만 유럽 갔나” 따진 의원
“아니 도대체 짬짬이로 누구누구만 가신 거예요, 너무 이상하지 않습니까?”
지난 22일 국회 기후위기특위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이 같은 당 소속인 김정호 위원장에게 해외 출장에 대해 따져 묻는 이례적 상황이 벌어졌다. 왜 자신을 뺀 몇몇 의원끼리만 유럽 출장을 다녀왔냐는 것이다.
이 의원은 “어째서 누구누구만 가신 거냐”며 “가는 것도 짬짜미로 가고 갔다온 결과도 공유 안해주고 나머지 기후특위 위원들은 뭐 하는 사람들이냐”고 했다. 김 위원장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채로 “이수진 의원이 (저를) 땀 나게 만드는데 일단 예산이 없었다”며 “기후특위 출장 예산이 5000만원 이내여서 더 갈 수가 없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아니 예산도 좋은데, 그럼 어떤 기준으로 간 거냐”며 “정말 우리도 가서 공부하고 싶은데 기회를 안 줬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 투명하게 공개적으로 예산 범위 내에서 몇 명이 어떻게 갈 수 있다는 걸 좀 더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출장 보고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8월 6박 8일 일정으로 영국(3박), 독일(2박), 네덜란드(1박)를 다녀왔다. 보고서에 기재된 출장 목적은 ‘탄소중립 개선방안 마련’이다. 김 위원장 외에 민주당 김성환,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동행했다. 수행 역할을 맡은 국회 행정관까지 총 4명이었고, 출장 경비로 항공비 3100여만원 등 총 4934만원을 썼다. 5000만원 예산에 최대한 맞춰 쓰고 온 것이다.
이날 이 의원의 항의를 두고 국회 안에선 “해외 출장을 안 끼워줘서 의원들이 서운해하는 경우는 있어도 이렇게 공개적으로 따져 묻는 경우는 처음 봤다”는 말이 나왔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출장지가 유럽 아닌 다른 곳이었어도 그렇게 따졌겠느냐, 촌극이 따로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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