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자와의 투명한 소통, ESG 경영의 첫 걸음
쌍용C&E, 시멘트 산업 부문 10회 1위로 명예의 전당에 올라
포스코인터내셔널 정탁 대표이사 부회장, 코오롱인더스트리FnC 부문 유석진 대표이사 사장, ‘지속가능경영 최고경영자’ 선정
대표적으로 유럽의회는 올해 6월 초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 지침(안)’에 대한 최종 입장을 승인했는데 이 지침은 일정 규모의 유럽 기업과 일정 매출액이 유럽 역내에서 발생하는 해외 기업 모두에 적용함으로써 인권 및 환경보호를 위한 부정적 리스크를 관리하고 완화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아울러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7월 유럽의 ESG 정보 공시를 위한 표준인 ESRS를 채택했다. 올해 6월 말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에서도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인 IFRS S1(지속가능성 관련 재무 공시의 일반 요구사항) 및 S2(기후 관련 공시의 요구사항)를 발표해 투자자 관점에서의 지속가능성 관련 공시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이 같은 ESG 경영 요구의 제도화·규제화는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 활동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친다. 기업의 존속을 위해서는 ESG 규제 대응 노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기업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ESG 경영’의 방향성을 ‘이해관계자의 참여’에서 찾아야 한다. ESG 관련 신규 규제들은 모두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과 투명한 소통을 요구한다. ESG 전략 및 공시 이슈 선별 과정에서 수집하는 이해관계자 의견, ESG 정보를 활용하는 투자자·소비자의 요구사항, 기업 가치사슬 내 다양한 참여자의 목소리 모두 ESG 경영의 소중한 자산인 셈이다.
한국표준협회는 24일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2023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대회’를 개최해 총 3만1751표본의 대규모 이해관계자가 선정한 ‘산업별 KSI 1위 기업’과 ‘KRCA 우수보고서 발간기업’을 비롯해 ‘대한민국 지속가능경영 최고경영자상(CEO)’ 수상자를 시상한다. 올해 대회에는 총 32개 기업이 참여해 영광의 순간을 함께한다.
올해의 이슈 ‘경영 투명성’ ‘지속가능한 자원 이용’
KSI는 ESG 경영 실행 가이던스를 제공하는 국제표준 ISO 26000(사회적 책임에 대한 지침)의 7대 핵심 주제(조직 거버넌스, 인권, 노동 관행, 환경, 공정 운영 관행, 소비자 이슈, 지역사회 참여와 발전) 및 40개 하위 이슈를 기반으로 대규모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국내 산업 및 기업(기관)의 지속가능성을 조사하는 모델이다. 매년 이해관계자가 직접 선정한 산업별 중요 ESG 이슈를 기반으로 조사를 시행함으로써 ESG 경영의 핵심인 이해관계자의 목소리와 빠르게 변화하는 ESG 경영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해관계자가 선정한 산업별 중요 이슈와 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 산업별 중요 이슈의 연관성 분석 후 ‘이중 중요성 관점’을 반영해 조사 결과를 도출했다.
올해 KSI 조사는 50개 산업, 214개 기업(기관)을 대상으로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시행했다. 1차로 50개 산업 각각의 중요 이슈를 선정한 결과 △경영 활동의 투명성 △지속가능한 방식의 자원 이용 등이 50개 산업 중 30개 이상의 산업에서 중요 이슈로 선정돼 이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 선정된 산업별 중요 이슈에 대해 2차로 기업(기관)의 지속가능성 수준을 조사했다.
ISO 26000의 7대 핵심 주제별로는 인권(49.91) 주제의 KSI가 가장 높은 반면 조직 거버넌스(43.94) 주제의 KSI가 가장 낮게 조사됐다. 이는 ESG 경영 활동에 있어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경영진의 의지가 중요하며 기업의 전반적인 ESG 경영 시스템 강화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기대가 높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슈별로 살펴보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이 매우 시급하지만 기업의 대응 노력은 다소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생활용품 산업(55.82)의 KSI가 가장 높았으며 전자(53.61), 화장품 산업(51.37)이 뒤를 이었다. 기업별로는 유한킴벌리(62.58), 신한카드(54.47), CJ제일제당(53.37) 등의 KSI가 높았으며 특히 쌍용C&E는 시멘트 산업 부문 1위 기업으로 10회째 선정되며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KRCA 중소기업 부문 신설… 공공 부문 발간 증가
대한민국 지속가능성보고서상(KRCA)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ESG 정보공시 가이드라인인 GRI의 8대 보고 원칙을 기반으로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가 직접 참여해 조사하는 모델이다. 해당 기간 국내 기업이 발간한 전체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대상으로 한다. 한국표준협회는 2008년 KRCA 첫 조사를 시작해 현재까지 매년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2022년 9월부터 2023년 8월까지 국내 기업이 발간한 362개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대상으로 총 4495표본의 이해관계자와 전문가가 참여해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 보고서 발간 건수를 살펴보면 2022년 KRCA 조사 대상 보고서(총 238개)에 비해 124건이 증가(52.1%)했다.
이는 국내외 ESG 정보 공시 의무화 요구에 우리 기업이 적극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 산업 부문에서 보고서 발간 건수가 증가했는데 특히 ESG 정보 공시를 시급하게 요구받는 상장사의 경우 전년도 동 기간 대비 66건 증가했다. 비상장사 역시 58건 증가했다. 특히 공공 부문의 경우 2022년 26건에서 올해 54건으로 발간 건수가 대폭 증가해 민간뿐만 아니라 공공 부문 역시 ESG 정보 공시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최초 발간한 기업은 68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15개사 증가했다.
2023년 KRCA 조사 결과 총 19개의 우수 보고서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는 이해관계자의 ESG 공시 요구가 중소기업까지 확장되는 글로벌 추세를 고려해 중소기업 부문을 신설했는데 에이치엘비가 해당 부문 첫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포스코그룹 계열사의 보고서가 전반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GRI 8대 보고 원칙 중 하나인 균형성 측면에서 긍정적 내용뿐만 아니라 사회,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노력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표준협회는 서울대 지속가능경영학회(SSBM)와 협업, 최근 1년간 국내 기업이 발간한 지속가능성 보고서 현황을 분석해 ‘2023 대한민국 지속가능경영 팩트북’을 발간했다. 내용을 살펴보면 국내 기업의 보고서 발간 시기 변화가 눈에 띈다. 분석 보고서의 약 75%(270개)가 상반기 중 발간돼 전년 동 기간(약 50%, 120개) 대비 보고서 발간 시기가 전반적으로 앞당겨진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이해관계자가 기업의 ESG 정보를 더욱 신속하게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 결과로 풀이된다. ESG 정보 공시를 위한 글로벌 가이드라인으로는 GRI(약 97%)가 가장 많이 활용됐으며 SASB, TCFD(기후변화 재무공개 협의체) 등의 보고 기준을 반영한 기업이 각각 약 79%, 70%로 증가 추세를 보였다. 그 밖의 통계에 근거한 ESG 부문별 정보 공시 현황도 팩트북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이번 팩트북 발간에 참여한 서울대 지속가능경영학회장 우다은 학생은 “국내에서 발간하는 지속가능성 보고서의 숫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을 보면 ESG가 기업 경영 전략 전반에 녹아들고 있는 것 같다”며 “ESG 경영이 기업 경영의 표준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태현지 기자 nadi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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