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공개 비판 안한 野여성의원에… 홍익표 “당 위한 현명한 처신”

김경화 기자 2023. 11. 2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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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진영 감싸기 급급한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첫 줄 왼쪽부터 고민정 최고위원, 정청래 최고위원,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이덕훈 기자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암컷이 설쳐” 발언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23일 이 문제에 민주당 여성 의원들이 침묵했다는 비판에 대해 “당을 위해 현명한 처신을 하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른바 ‘개딸’과 강성 친명 인사들은 최 전 의원을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자기 진영을 싸고도는 온정주의와 내로남불이 또 고개를 들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우리 의원님 몇 분이 부당하게 언론에서 공격받는 게 있어서 공개한다”면서, 여성 의원들이 침묵한 게 아니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홍 원내대표는 “(여성 의원들) 본인들이 먼저 ‘SNS나 공개 발언으로 입장을 밝히는 게 당에 도움이 안 되니 지도부가 먼저 처리해 달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액션을 취할 수밖에 없다’며 문자나 전화를 많이 주셨다”고 말했다. 침묵한 게 아니라 물밑에서 역할을 한 것이라는 취지다. 이어 “당을 위해 어떻게 처신하고 어떻게 역할을 하는 게 훨씬 올바른가에 대해 현명하게 잘 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했다.

성비위·성차별 사건을 대하는 민주당 여성 의원들의 ‘선택적 분노’에 대한 비판은 반복되는 상황이다. 홍 원내대표의 설명대로라면 이번 “암컷” 발언 파문에도 여성 의원들은 ‘조직 보위의 논리’에서 침묵을 선택했다는 얘기가 된다. 한 야권 인사는 “조직을 위해 발설하지 말아 달라는, 전형적인 운동권 진영 논리 아니냐”라고 말했다.

친명 진영은 최 전 의원에 대한 징계(6개월 당원 자격 정지) 처분이 과하다고 주장했다.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22일 친명 유튜브 채널(박시영TV)에 출연해 “그 말(암컷이 설쳐)을 왜 못 하느냐”며 “저는 굉장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박시영 대표는 “여성 비하가 아니라 김건희씨에 대해 말한 건데 그 말을 왜 못 하나”라고 했고, 이 대표와 가까운 강위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공동대표는 “현장에 있던 대부분 사람들은 전혀 문제 의식을 못 느꼈다”고 했다.

이른바 ‘개딸’들은 민주당 당원 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최강욱 번개같이 징계하듯이 (비명계) 이원욱, 김종민, 윤영찬, 조응천, 이상민도 징계하라” “지도부 한심하다” “착한 병 걸렸나” 등의 글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당 관계자는 “현재 권리당원 구조상 이들 강성 지지층이 압도적인데 대부분의 지역은 경선으로 국회의원 후보를 정하게 된다”며 “공천까지는 개딸 입맛에 맞는 말을 하거나 아니면 침묵하는 게 모든 후보들의 전략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주류 진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오영환 의원은 최근 ‘청년 비하’ 논란이 된 현수막 사태, “암컷” 발언 논란을 짚으며 “당 리스크 관리가 전혀 안 되고 있다. 우리 당이 추구한 인권·평등의 가치를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의원은 검사 탄핵에 대해서도 “탄핵이라는 무거운 단어를 희화화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고 한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표는 민주당의 막말과 국민 비하 위기를 넘어서기 위해 진정성이 필요하다”며 “첫 수순은 개딸 강성 팬덤, 강성 유튜버와의 결별”이라고 썼다. 김종민 의원도 YTN라디오에서 “지도부가 팬덤이라든가 응원 정치나 관객 정치에서 벗어나게 당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앞으로도 국민들께서 ‘교만하다’ ‘폭주한다’ ‘일방적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시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면서 “총선을 앞두고 (당내) 분열상이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시스템 공천’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국민 눈높이에 맞춰 당을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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