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5차 혁신안 “과학기술 인재 공천 늘려라”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23일 내년 총선 공천에서 과학기술 전문가를 우대할 것을 권고했다. 또 24개 장관급 부처에 과학기술 혁신 정책 자문관을, 대통령실에는 과학기술수석보좌관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혁신위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5차 혁신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연구·개발(R&D) 분야 예산을 일괄 삭감한 것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과학기술이나 정부 예산은 혁신위가 다룰 범위를 넘어서긴 하지만, 국민적 요구가 있는 만큼 이런 요구를 당에 전달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정책뿐만 아니라 ‘인물론’도 띄웠다.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오전 충남도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나 한동훈 법무부 장관께서 움직이는 것 자체가 혁신위에 큰 도움이 된다”며 “스스로 좋은 결단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했다. 원 장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 등을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장관 또한 최근 대구를 방문하는 등 사실상 정계 입문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날 혁신위는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로부터 ‘과학기술 인재 육성과 정치’를 주제로 한 강연도 들었다. 양 대표는 “인요한 위원장과는 동향(전남)이기 때문에 많은 정서적 교감이 있다”며 “지금 정치가 전쟁 상태인데 혁신위도 한국의희망도 같은 위기의식을 느껴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했다. 앞서 혁신위는 21일 민주당 5선인 이상민 의원을 만나 ‘한국 정치 문제점과 개혁 방안’ 강연을 들었다.
이를 두고 실제로 ‘수퍼 빅 텐트(여러 정치 세력을 아우르는 연합 정치)’를 여당에서 주도하는 건 인 위원장이라는 말이 나온다. 수퍼 빅 텐트는 지난 20일 김기현 대표가 먼저 주장했지만, 당내에서는 친윤 주도의 통합 움직임에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하태경 의원은 통화에서 “지도부가 (비윤 껴안기 등) 내부 단합도 안 하면서 외부까지 하는 게 가능하겠나”라며 “혁신위가 역할을 하고 있는데, 결국 이준석·유승민을 끌어올 수 있는 이는 인 위원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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