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율 인하해야 우수기업 존속시킬 수 있어”

안세희 기자 2023. 11. 2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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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증시 60% OECD 평균 14.5%- 주식 처분 시점에 과세토록 해야 - 코리아디스카운트 해법으로 주장"기업의 주인이 누구인가요? 회장이, 혹은 사장이 오너십을 갖고 경영하지만 기업은 기업의 것이죠. 오너라고 결정권을 마음껏 행사할 수도 없습니다. 대를 거듭해 대표가 바뀐다 한들 회사의 기술과 전통 자산은 기업의 것으로 명맥을 이어갑니다. 그렇게 고용을 창출하고 사회를 발전시키죠. 단지 돈 많은 부자에게 물리는 세금이니 괜찮은 것이 아닙니다. 과도한 상속세는 기업의 존속마저 어렵게 합니다."

그는 "상속세가 할증 시 60%에 달한다. 그러다 보니 기업이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 실제 우리나라 주식 PBR(주가순자산비율)은 대만 중국 브라질 필리핀보다 낮고 PER(주가수익비율)도 세계 증시에서 하위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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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아카데미 20기 23주차 강연- 황승연 경희대 사회학과 명예교수

- 할증시 60%… OECD 평균 14.5%- 주식 처분 시점에 과세토록 해야 - 코리아디스카운트 해법으로 주장
“기업의 주인이 누구인가요? 회장이, 혹은 사장이 오너십을 갖고 경영하지만 기업은 기업의 것이죠. 오너라고 결정권을 마음껏 행사할 수도 없습니다. 대를 거듭해 대표가 바뀐다 한들 회사의 기술과 전통 자산은 기업의 것으로 명맥을 이어갑니다. 그렇게 고용을 창출하고 사회를 발전시키죠. 단지 돈 많은 부자에게 물리는 세금이니 괜찮은 것이 아닙니다. 과도한 상속세는 기업의 존속마저 어렵게 합니다.”

황승연 경희대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상속세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조정민 프리랜서


22일 롯데호텔 부산 3층 펄룸에서 열린 국제아카데미에서 경희대 사회학과 황승연 명예교수는 ‘상속세는 정의로운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이같이 말했다. 상속세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고 줄곧 주장해 온 황 교수는 강연에서 우리나라와 해외 주요국과의 상속세 제도 현황을 짚으면서 상속세 과세 이연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우리 증시에 상존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북핵 문제와 같은 지정학적 요소보다 기업 거버넌스와 오너리스크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며 “오너리스크는 고의로 주가를 낮추려는 시도, 즉 상속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상속세가 할증 시 60%에 달한다. 그러다 보니 기업이 주가를 낮게 유지하려고 노력하는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 실제 우리나라 주식 PBR(주가순자산비율)은 대만 중국 브라질 필리핀보다 낮고 PER(주가수익비율)도 세계 증시에서 하위권”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식 시장의 제자리걸음은 재정 고갈 우려가 나오는 국민연금과도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국민연금 투자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민연금 기금 운용위원회는 국내 주식 투자 축소를 공식화했다. 국민연금 고갈을 대비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이다. 국내 주식 시장의 큰손 국민연금이 빠져나갈수록 시장 축소 또한 피하기 어렵다.

황 교수는 우리나라 상속세율이 50%(최대 주주 할증과세 적용 시 60%)로 OECD 전체 상속세율 평균 14.5%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며 상속세 폐지나 과세 이연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금을 걷되 상속 시점이 아닌 주식 처분 시점으로 늦춰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은 지분과 임금 지급을 유지하면 85%, 7년이 지나면 100%가 공제되고 일본 역시 비상장기업은 80% 납세를 유예하고 5년 후 면제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대처한다고도 덧붙였다.

황 교수는 “밀폐용기 업체 락앤락은 상속세 부담에 승계를 포기하고 홍콩계 사모펀드에 지분을 매각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984년 상속세가 70%에 달하던 스웨덴 기업 ‘아스트라’가 영국 ‘제네카’에 인수되면서 합병된 회사다. 스웨덴의 가구 기업 이케아는 상속세를 피해 본사를 네덜란드로 이전하고 창업자는 국적을 스위스로 바꿨다”며 “기업과 창업주만을 탓하기도 어렵다. 기업을 뺏기지 않고 국가 경쟁력을 키워나가려면 상속세 손질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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