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매력적 투자처”… 첨단산업 외국인투자 4년새 226% 증가

한재희 기자 2023. 11. 2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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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첨단기술 강국이라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잖아요."

블룸버그 미디어가 올 9월 한국에 투자했거나 관심이 있는 미국, 싱가포르, 호주 소재의 464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한국 투자의 기대 효과에 대해 49.0%(중복 응답)가 '한국의 기술·첨단산업을 활용하기 위해'라고 답하기도 했다.

첨단산업 관련 우수 인재가 많다는 점도 한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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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車-배터리 등 인프라 강점
첨단분야 고급 인력도 많아 투자 몰려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 역대 최고
“고용창출 연결 선순환 이어져야”
“한국은 첨단기술 강국이라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잖아요.”
페라다크 파타나찬 비그림파워코리아 대표가 밝힌 한국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이유다. 파타나찬 대표는 “한국의 기업은 의사 결정이 매우 빠르고, 파트너십을 소중히 여긴다”고도 덧붙였다. 올해 창립 145주년을 맞은 태국 최고(最古) 기업 비그림의 신재생에너지 전문 계열사인 비그림파워는 이달 초 한국 풍력발전에 5억 달러(약 6500억 원) 투자를 결정했다. 이 중 3억 달러는 전북·전남 해상 일대에 발전기를 설치하는 해상풍력사업단지 개발에, 2억 달러는 ‘기어리스 터빈’ 공장을 새로 짓는 데 투입된다. 파타나찬 대표는 “2년에 걸쳐 공장을 완공하면 향후 200여 명 고용 유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전자, 화학공업, 기계장비, 의료정밀, 의약 등 첨단 산업 분야의 외국인 투자 유치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23일 KOTRA에 따르면 올 1∼9월 국내에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액 중 첨단산업 부문 신고액은 73억3873만 달러에 달한다. 2019년에는 22억4937만 달러였던 첨단산업 부문 투자가 4년 사이 226.3% 증가했다. 전체 외국인 투자 중 첨단산업 분야의 비중도 2019년 1∼3분기에는 17%였지만 올해 같은 기간은 31%를 기록했다.

첨단산업 부문 투자 약진에 힘입어 올해 3분기(7∼9월)까지 전체 외국인 직접투자 신고액은 239억4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3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이달 6∼8일 열렸던 산업통상자원부 주최, KOTRA 인베스트 코리아 주관의 해외 투자유치 행사인 ‘인베스트 코리아 서밋’도 총 9억40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서밋이 시작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첨단산업 업체들이 한국에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에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 배터리, 디스플레이, 가전 등의 첨단산업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이 여럿 있다. 이런 회사가 몰린 한국에 투자하면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가 해외 첨단산업의 투자를 국내로 이끄는 셈이다.

블룸버그 미디어가 올 9월 한국에 투자했거나 관심이 있는 미국, 싱가포르, 호주 소재의 464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한국 투자의 기대 효과에 대해 49.0%(중복 응답)가 ‘한국의 기술·첨단산업을 활용하기 위해’라고 답하기도 했다.

첨단산업 관련 우수 인재가 많다는 점도 한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만들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2021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연구개발(R&D) 인력이 17.3명에 달한다. 25∼34세 인구 중 대학 졸업자 비율이 69.0%에 달해 OCED 국가 중 1위에 이를 정도로 ‘고급 인력’도 많다.

정부의 세제 혜택 지원도 역할을 했다. 산업부는 올 4월 반도체,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국가첨단전략기술 분야에 투자하는 외국인투자기업의 경우 투자금액의 최대 50%까지 보조금을 지급하는 현금지원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다만 첨단산업의 투자가 실제 고용창출로 연결되는 선순환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 52시간 근무제 등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게 수정하는 등 외국 기업들이 국내 ‘고급 인력’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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