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양자기술-韓 반도체 결합땐 막강한 시너지”
“英 안거친 양자컴퓨터 HW 없다”… 극저온 냉각 기술 세계적 수준
‘광자’ 기반 양자컴, 반도체 수요 불러… 국내 기업들 응용기술 개발 박차
● “양자컴퓨터 하드웨어 제조는 영국 거쳐야”
지난달 30일 방문한 영국 옥스퍼드 인스트루먼트는 이런 극저온 냉각 기술을 보유한 세계 3대 기업 중 하나다. 이날 옥스퍼드 인스트루먼트의 연구소에서는 9대의 극저온 냉각기를 테스트하고 있었다. 테스트 중인 냉각기의 온도는 영하 273.13도에 달하는 극저온이었다.
국내 양자 스타트업 기업인 퀀텀인텔리전스의 케빈 김 이사는 “양자컴퓨터 하드웨어를 만드는 기업 중 옥스퍼드 인스트루먼트를 거치지 않은 회사는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실제 이 회사는 IBM, 마이크로소프트, 리게티 등 여러 글로벌 양자컴퓨터 개발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국내 양자 산업계에서는 영국과의 협력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최근 미국이 반도체뿐 아니라 양자 기술에 대해서도 중국에 대한 투자를 규제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올해 8월 양자, 반도체, 인공지능 시스템 등 세 분야에서 중국에 투자를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산업계에서는 미국이 2019년부터 수출 제재 분야 중 하나로 양자를 주시해 온 만큼 향후 양자 관련 장비나 기술 수출에 대한 제재도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자통신기술을 개발 중인 큐심플러스의 노광석 대표는 “한국의 경우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연구, 사업에서 협력하는 경우도 많아 미국으로부터 양자 핵심 장비를 수입하기가 점차 까다로워지고 있다”며 “그렇다 보니 영국과 같이 핵심 기술을 가진 나라로 눈을 돌리는 기업이 많다”고 했다.
● 영국 ‘광자’ 컴퓨터, 한국 반도체 기술과 시너지 커
광자 기반 양자컴퓨터의 특징 중 하나는 기존의 반도체 공정을 사용해 제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광자 기반 양자컴퓨터를 개발 중인 사이퀀텀의 공동창업자 마크 톰슨 영국 임피리얼칼리지런던(ICL) 교수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광자 기반 양자컴퓨터 기업이 늘어나게 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 제조 기업을 찾는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과 국가 차원의 협력은 (영국 기업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국내 기업들은 양자컴퓨터를 활용할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하드웨어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하드웨어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신소재나 신약 발굴과 같은 ‘킬러 콘텐츠’를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는 수소차 연료전지 등에 필요한 신소재를 발굴하는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아이온큐와 파트너십을 맺고 아이온큐가 개발한 양자컴퓨터를 활용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프랑스 기업인 파스칼과 협력해 친환경 제철에 사용되는 수소의 생산공정 최적화, 이차전지 소재 개발 등에 필요한 양자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옥스퍼드=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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