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의 신간돋보기] 전직 기자의 전태일 열사 평전 外
# 전직 기자의 전태일 열사 평전
- 비장한 불꽃-전태일 평전/이태호 지음/인간과자연사/1만9000원
1970년 11월,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라고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의 죽음은 한국 노동운동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전 동아일보 기자이며 논픽션 작가인 이태호가 전태일 열사를 본격적으로 분석한 평전이 나왔다. 전태일의 생애와 노동 현장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현상을 특종으로 발굴하고, 전태일 의거의 본질을 그의 사상과 행동을 연결해 접근했다. 전태일의 일기 수상 메모 소설 초안 등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저자는 전태일 의거는 사상과 행동의 혼연일체라고 말한다.
# 규칙이 만들어진 계기와 과정
- 평범한 규칙/정도영 지음/우물이 있는 집/1만8000원
“‘규칙’을 만드는 일에도 ‘규칙’이 필요하다.” 저자는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으로 10년 동안 근무했다. 부산시 재정경제보좌관을 거쳐 경기도 경제기획관 업무를 수행했다.
공직 생활을 마친 뒤 고향 부산으로 돌아와 지역경제연구소에서 구도심 부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책에서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일하면서 품었던 ‘더 많은 사람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사회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정리했다. 규칙과 사회변화의 상관성이나 규칙 자체만큼 중요한 것이 규칙이 만들어진 이유와 과정이라고 말한다.
# 지리산서 피어난 숭고한 사랑
- 사랑과 절망의 이중주/이인규 장편소설/푸른고래/1만6800원
부산에서 경남 산청으로 오래 전 귀촌한 이인규 소설가의 신작. 지리산을 배경으로 쓴 로맨스 소설, 지역 시인들과 함께하는 시와 소설의 협업이다. 이 작품은 ‘산청문인협회 카페’에 연재할 때 이야기마다 지역 시인들(산청문인협회, 필봉문학회, 경호문학회)의 시를 한 편씩 소개했다. 지역 작가로서, 지역 시인들의 시를 함께 선보이고 싶어서였다. 제대로 된 연애소설 한 편 쓰고 싶었던 꿈, 늘 새로운 세계를 모색하는 작가의 노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남녀 간의 애정과 숭고한 사랑에 대한 근원적인 물음을 제기한다.
# 내추럴 와인에 푹 빠진 작가
- 내추럴 와인은 귀여워/이마리아 글·그림/샘터/1만7000원
술을 멀리하던 저자는 처음에는 라벨이 예뻐 내추럴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좋아하게 됐고, 결국 사랑에 빠졌다. 초보자 눈높이에서 내추럴 와인에 순수하게 빠져드는 과정을 자연스럽고 경쾌하게 그림과 함께 풀어나간 책이다. 내추럴 와인은 전통 방식으로 만든 와인이다. 값싼 술을 대량으로 양조하려면 많은 화학성분이 필요한데, 내추럴 와인은 자연에서 얻은 미생물을 이용한다. 자연을 존중하고 밭을 사랑하는 생산자들에게서 나온 건강한 포도로 만든,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는 내추럴 와인 이야기.
# 그림으로 담은 바다의 깊이감
- 엄마의 노래/이태강 그림책/달그림/1만6000원
아기 혹등고래의 탄생부터 엄마 고래와 이별하는 순간까지 과정을 보여주는 깊은 바닷속 이야기. 조각 설치미술 회화 등 장르를 넘나들며 철학적인 주제를 독특한 감수성으로 풀어내는 이태강 작가의 첫 그림책이다. 아이와 어른 모두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담은 첫 도전기이다. 종이에 수채화 등으로 수작업 한 뒤 디지털 상에서 묘사를 추가하고 콜라주 하는 등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한 그림은 섬세하고 아름답다. 바다의 깊이감을 잘 보여 주기 위해 세로로 긴 그림에 맞춘 상철 제본 방식을 활용했다.
# 마산 출신 항일운동가 김명시
- 김명시-묻힐 뻔한 여성 항일독립영웅/이춘 지음/산지니/2만3000원
아직도 독립공훈을 인정받지 못한 항일투사들이 많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그 행적을 찾아내는 일은 계속돼야 할 것이다. 2022년 국가보훈처는 김명시 장군에게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해방 후 행적 및 사망 경위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두 번의 포상 신청이 탈락된 끝에 국가로부터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은 것이다.
김명시는 경상남도 마산 출신의 항일독립운동가로, 소련과 중국을 넘나들며 독립운동의 최전선에서 일본군과 싸웠다. 조선의용군에서 유일하게 ‘장군’으로 불린 여성 지휘관 김명시는 오랜 시간 역사에 묻혀 있었다.
# 임란 때 日 끌려간 소년 포로들
- 나가사키로 간 아이들/우리아 글, 강화경 그림/가문비 틴틴북스/1만3000원
2014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동화 부문 당선 작가인 우리아의 역사동화. 여러 권의 역사동화를 써 온 작가가 이번에는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소년 포로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임진왜란 최초 격전지였던 부산의 어린 소년 승이 만수 달복이는 일본 나가사키로 끌려가 노예가 된다. 그러나 동굴교회의 마테오 신부를 만나면서 신앙을 갖게 되고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다. 참혹한 현실 속, 거대한 파도 앞에서 세 소년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그들의 가슴에서는 아무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사랑과 우정의 꽃이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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