뗏꾼 노래 흐르는 정선 집 없는 사람들의 고향

김진형 2023. 11. 2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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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돈 벌었다'의 어원은 뗏목에서 시작됐다.

1867년 흥선대원군은 경복궁 중건을 시작했고, 뗏목꾼들은 동강을 따라 정선의 소나무를 한양까지 옮기며 큰돈을 벌었다.

정선 출신 전윤호 시인이 장편 서사시 '정선 뗏목 아리랑'을 펴냈다.

시인이 운영하는 정선예술창작소가 정선군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발간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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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호 ‘정선 뗏목 아리랑’
조선 후기 뗏목꾼 다룬 서사시
창작아리랑 가사 21수도 수록
보우스님 소재 동화도 출간
▲ 정선 여량면 아우라지 처녀상(왼쪽).

‘떼돈 벌었다’의 어원은 뗏목에서 시작됐다. 1867년 흥선대원군은 경복궁 중건을 시작했고, 뗏목꾼들은 동강을 따라 정선의 소나무를 한양까지 옮기며 큰돈을 벌었다. 하지만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정선 출신 전윤호 시인이 장편 서사시 ‘정선 뗏목 아리랑’을 펴냈다. 시인이 운영하는 정선예술창작소가 정선군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발간된 책이다. 전윤호의 이번 작업은 서사시가 부족한 한국 문단에 그 맥을 이어줬다는 점에서 높은 의미를 지닌다.

작품의 주요 인물은 1864년에 태어난 사내 ‘감재’다. 뱃사공이었던 감재의 아버지는 경복궁 중건 다시 뗏목을 타다 목숨을 잃었다. 빚에 허덕이던 어머니로부터도 버려졌다. 일곱 살무렵부터 약초 장사 아재 집에서 더부살이를 시작하고 이후 ‘뗏꾼’의 길을 나선다. 감재는 ‘감자’의 강원도 사투리로 흉년 속에서도 사람들을 먹여 살리는 구황작물이다.

▲ 강 건너에는 총각상이 손을 내밀고 있다.


전윤호의 서사시는 소박함을 지닌다. 평범한 인물을 주역으로 내세운 까닭 또한 정선은 영웅이 이끌어나간 곳이 아니라 수많은 백성이 힘을 합쳐 살아온 곳이기 때문이다. 고향을 떠났다가 돌아오는 과정과 함께 가난한 환경 속에서 끈질긴 삶을 이어온 이들을 진짜 영웅으로 평가한다. 설명 위주의 서사 대신, 시집 전반에 녹아든 운율이 뱃사공의 노래처럼 독자를 이끈다.

“세상천지에 집 없는 사람들 정선으로 오세요/기둥 세우고 지붕 올리면 거기가 고향이라네”


서사의 완성도가 높고 시인이 직접 작사한 정선아리랑 21수도 실려있어 연극과 뮤지컬의 활용 가능성도 보인다. 동국대 사학과를 졸업한 시인은 ‘정선총쇄록’의 내용을 참고하고 진용선 정선아리랑연구소장의 자문을 받는 등 고증에도 힘썼다. 또 용어해설을 덧붙여 작품 이해를 도왔다.

해설을 쓴 한승태 시인은 “전윤호의 서사는 핍박받은 민중으로 상징화된 두 남녀를 중심으로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사랑을 만든다. 정서를 전달하는 창작아리랑 또한 절창”이라고 했다.

전윤호 시인은 최근 고려말 불교 개혁에 힘쓴 태고 보우 스님의 생애와 가르침을 다룬 장편 동화 ‘양평에 내려온 태양’을 펴내기도 했다. 김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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