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 심장 품은 포터·봉고...SK가스·E1 수익성 개선 이끌까
환경규제로 디젤엔진 단종…국내 판매 1·4위 차종 연료 LPG로 전환
"국내 수요 늘겠지만 당장은 효과 미미할 것"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친환경 규제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상용차 포터와 봉고 신형에 LPG 엔진을 탑재하면서 SK가스, E1 등 국내 LPG 공급업체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두 모델이 내수 시장에서 판매 1위·4위를 차지하는만큼 LPG 연료 수요가 늘어나 판매가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내수 시장 비중이 낮고 수출이 많아 눈에 띄게 개선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3일 기아는 대표 상용차 '봉고'의 상품성을 개선하고 LPG 터보 엔진을 탑재한 '봉고 LPG 터보'를 출시하고 판매를 시작했다. 봉고 LPG 터보의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5단 자동 변속기 기준 159마력에 토크 30.0 kgf·m로 동급 디젤 모델 대비 약 18% 성능을 높였다.
여기에 봉고 LPG 터보는 상용차임에도 소비자들이 선호했던 △동승석 에어백 △키홀 조명 △오토 라이트 컨트롤을 기본 적용하고 △안드로이드 오토·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후방모니터 △C타입 USB 충전단자 등을 적용했다.
현대차는 전날 같은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상용차 '2024 포터 II'를 출시했다. 포터 II 역시 동력 성능과 경제성을 높이고, 인포테인먼트·편의사양을 강화해 전반적인 상품성을 향상시켰다.
두 차량 모두 디젤모델 대비 우수한 유류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경유 가격을 리터당 1600원, LPG를 970원으로 가정하고 1년간 월 2000km를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약 80만 원 가까이 유류비가 줄어들게 된다. 여기에 기존 디젤 차량을 운용하다 LPG로 변경할 때 지자체별로 최대 900만 원 가까이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자동차업계에선 감소 추세였던 LPG 차량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이즈유 자동차 연구소의 통계를 살펴보면 LPG 차량 신차등록 대수는 올해 10월 한달간 5112대로 전년 동기(8062대)보다 36.6% 줄었다.
기본적으로 LPG 차량이 연료비가 저렴하지만 연비 자체는 낮아 총 소요비용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다는 인식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친환경성을 요하는 차량을 선택할 때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우선 염두한다는 점도 판매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포터와 봉고의 경우 전기차 버전이 낮은 배터리 용량으로 인해 외면받고 있는 실정이다. 포터와 봉고 전기차 배터리 용량은 58.8kWh로 약 211km를 주행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짐을 싣거나 장거리 운행을 할 경우 주행거리가 현저히 짧아지는 단점이 나타났다. 이 때문에 고속도로 충전소에 포터와 봉고 전기차 차주들이 대거 몰려 충전하면서 다른 전기차 운전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LPG 차량이 출력이 낮고 연비가 안좋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이번 스마트스트림 LPG 터보 엔진은 오히려 기존 디젤모델보다 출력을 개선해 이러한 불만이 어느정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소형트럭 전기차 버전의 취약함을 보완할 수 있기에 LPG 버전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포터와 봉고 LPG 모델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SK가스, E1 등 국내 LPG공급업체들의 실적도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가스의 올해 1~3분기 매출은 4조1569억 원으로 전년 동기(5조1690억 원)보다 19.5% 감소했다. 같은기간 E1은 매출 5조4213억 원으로 전년(5조7022억 원)보다 4.9% 줄었으며, 영업이익도 33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45.3% 줄었다.
2022년 기준 포터는 총 9만2411대가 판매돼 쏘렌토(6만8902대)와 그랜저(6만7030대)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4위는 봉고3로 5만4825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상용차 수요 대부분이 LPG 차량을 선택하게 되면 연간 약 15만 대의 LPG차량이 시장에 공급되는 셈이다.
LPG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LPG소비량은 792만4000톤으로 전년 동기(837만8000톤) 대비 5.4% 줄었다"면서 "15만 대 가까이 LPG 차량이 새로 공급된다고 가정하다면 국내 판매량이 다시 늘어나고 일부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수 있는 긍정적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내 판매 비중이 실적에 반영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다른 LPG 업계 관계자는 "LPG 1톤 트럭이 출시됐지만 아직 기존 디젤 차량이 92% 수준으로 압도적이다"면서 "신규 수요가 반영되려면 수년이 지나야 하는데다, 대부분 업체가 국내보다는 해외 수출 비중이 높기에 당장은 눈에 띄는 실적 개선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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