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칼럼/김기용]中, 北에 강한 경고해야 진정한 ‘평화 중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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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세계 평화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등에서 중국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보복이 자위권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 외교장관이 유엔에 앞서 중국을 평화 중재의 첫 번째 다리로 선택한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짚었다.
중국이 진정한 세계 평화 중재자가 되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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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위성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 중국이 경고해야
20일 사우디아라비아·요르단·이집트·인도네시아·팔레스타인자치정부(PA) 외교장관과 히세인 브라힘 타하 이슬람협력기구(OIC) 사무총장이 중국 베이징을 찾았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을 끝내는 것이 목표인 이들은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장관)을 만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과의 회담에 앞서 중국을 먼저 찾은 것이다. 아랍 및 이슬람 국가들이 중국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중국도 화답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아랍과 이슬람 국가의 좋은 친구이자 좋은 형제”라며 “국제사회는 이 비극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긴급히 행동하고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역시 21일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화상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든 당사자는 즉각 전투를 중단하고 더 이상의 인명 피해를 막아야 한다”라며 휴전을 촉구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보복이 자위권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 외교장관이 유엔에 앞서 중국을 평화 중재의 첫 번째 다리로 선택한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짚었다.
중국은 중동에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앞서 3월 오랜 앙숙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중국의 중재로 수교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중국이 중동 평화 중재자로 나선 첫 성과인 셈이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아랍 및 이슬람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하며 미국을 견제하는 힘을 키워 나갔다. 중동에서 ‘차이나 파워’를 한껏 끌어올리며 미국의 중동 패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감추지 않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이번 전쟁 발발 직후부터 이스라엘 편에 선 미국과는 달리 팔레스타인 편들기로 아랍권 국가들의 지지를 확대하며 ‘두 국가 해법’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게다가 11월에는 중국이 유엔 안보리 순회의장국이라는 점도 빼놓지 않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겠다는 얘기다.
중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순회의장국으로서 자기 역할에 충실하면서 중동 평화에 기여하는 것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많은 국가들이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자기 역할’이 이중적이어서는 곤란하다. 21일 밤 군사정찰위성을 기습 발사한 북한의 행위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 대부분 국가들이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하는 이유다. 하지만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11월 순회의장국인 중국은 북한의 합리적인 안보 우려를 언급하면서 북한을 두둔했다. “중국은 핵심 당사자가 아니며 문제 해결의 열쇠는 미국이 쥐고 있다”며 발을 빼는 모습을 공식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중국이 진정한 세계 평화 중재자가 되기 위해서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선행돼야 한다.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개입과 역할도 필요하다. 이 문제에 이중 잣대를 들이대서는 세계 평화 중재자가 될 수 없다.
김기용 베이징 특파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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