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英 사이버안보기관, 北 SW공급망 공격에 대한 합동 권고문 발표

국가정보원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는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 소속 국가사이버안보센터(NCSC)와 합동으로 '사이버보안 권고문'을 23일 발표했다. 이를 통해 북한 해킹조직이 다수 기업·개인들이 사용하는 공급망 제품을 대상으로 한 해킹 수법을 확인하고 피해 예방을 위한 보안 강화를 당부했다.

양국 NCSC는 최근 북한 해킹조직이 대규모 피해를 수반하는 SW(소프트웨어) 공급망 공격을 지속하고 그 수법 또한 더욱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합동 권고문에는 보안인증SW '매직라인4NX'와 3CX 화상회의 솔루션 대상으로 최근 발생한 SW 공급망 공격 사례를 담았다. 한영 사이버안보기관은 전문요원 간 공조뿐 아니라 양국 정보보안업체와의 기술협업도 병행해 북한 해킹조직의 지능적인 해킹 수법을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지난 6월에 이어 이달에도 북한 해킹조직의 공격이 포착된 '매직라인4NX' 사례에선 기관 내부망에 침투하기 위해 워터링홀 공격수법을 통해 기관 인터넷PC를 우선 점거, 보안인증SW와 망연계 시스템이 가진 취약점을 악용해 내부망에 접근해 자료 절취를 시도했다. 또한 3CX '데스크톱 앱'을 노린 사례에선 북한 해커가 3CX 개발 과정에 침투해 최소 7일이 지난 뒤 가동되는 악성코드를 설치 프로그램에 은닉, 회사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수많은 고객 PC 등을 감염시켰다.

이번 한·영 사이버안보기관 간 합동 권고문 발표는 전날 정상회담에서 양국의 긴밀한 사이버안보 협력을 위한 '사이버분야 파트너십'이 체결된 직후 조치된 첫 번째 협력 결과물이다. 영국은 파이브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외 국가와 합동으로 사이버보안 권고문을 발표한 첫 사례로 한국과 함께했다는 데도 의의가 있다.

국정원은 국가배후 해킹조직 대응을 위한 국제공조 차원에서 주요국과 합동 권고문을 발표하고 있으며, 이번 영국 NCSC와의 발표는 네 번째다. 지난 2월 미국 NSA(국가안보국)를 시작으로 3월 독일 헌법보호청, 6월 미국 국무부(DoS) 등과 합동 권고문을 발표한 바 있다.

김규현 국정원장은 "이번 영국 사이버안보기관과 보안권고문을 발표한 것은 양국의 확고한 대북 사이버억지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국제적 사이버안보 위협 활동을 억지·차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팽동현기자 dhp@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