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가자북부 병원 대피…의사없이 환자만 수백명

안희 2023. 11. 2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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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공습 속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가자지구 북부 병원들이 의료진과 환자를 남부로 이송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에서 전날 환자와 의료진 190명을 호송했다.

가자지구 북부의 또 다른 병원인 베이트 라히야 병원도 전날 환자와 의료진 500여명이 남부의 칸 유니스 병원으로 대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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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문소 통과 등 20시간 소요…병원장 등 일부 의료진 체포
가자지구 북부 알시파 병원의 신생아들을 후송하는 적신월사 구호대원들 [EPA 연합뉴스 자료 사진]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이스라엘군의 공습 속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가자지구 북부 병원들이 의료진과 환자를 남부로 이송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가자지구 최대 의료시설인 알시파 병원에서 전날 환자와 의료진 190명을 호송했다.

유엔과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등 국제 구호기관이 구급차량을 지원했다.

OCHA는 "환자들의 생명이 위험해 조속한 호송이 필요한데도 대피를 마무리하기까지 20시간이 걸렸다"며 "와디가자 검문소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방해받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피 과정에서 이 병원의 무함마드 아부 살미야 원장을 포함해 일부 의료진이 이스라엘군에 체포됐다. 이 병원 관계자는 AFP통신에 "살미야 박사가 알시파 병원의 다른 선임급 의사, 간호사와 함께 붙잡혔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알시파 병원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작전 시설로 이용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살미야 원장을 붙잡은 뒤 구금 상태로 조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북부의 또 다른 병원인 베이트 라히야 병원도 전날 환자와 의료진 500여명이 남부의 칸 유니스 병원으로 대피했다.

알시파 병원은 최근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작전 본부가 있다고 의심하고 급습해 수색한 곳이며 베이트 라히야 병원은 지난 21일 시설 주변이 공습을 받아 수십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OCHA는 이들 병원에 아직 남은 환자가 다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알시파 병원의 경우,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인력이 없는데도 환자와 병원 직원 250여명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OCHA는 추정했다.

가자지구 북부 중심도시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병원도 현재 의료 서비스 제공이 사실상 불가능한 병원이지만 외상환자 수백명이 수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은 이 병원에 환자와 보호자가 스스로를 돌볼 수 있도록 구호품과 기본적인 의료품을 제공하는 한편 의료 서비스 재개할 여건이 되는지를 평가할 계획이다.

환자들이 대피하는 가자지구 남부의 병원이 포화 상태라는 점도 문제라고 OCHA는 지적했다.

OCHA는 "가자지구 남부 의료시설 11곳 가운데 7곳만이 정상 운영 중인데 치료가 필요한 환자 수는 급증하는 중"이라며 "현재 중증 외상 환자를 치료하거나 복잡한 수술을 수행할 수 있는 병원은 가자 남부에서 1곳뿐"이라고 전했다.

prayer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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