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카카오, 쇄신 속도…‘준법과 신뢰위’ 활동 개시
김범수 창업자, 1기 위원들 회동
독립성 보장받은 김소영 위원장
“준법 경영 체계, 빠른 구축 추진”
외부 사업자와 갈등도 봉합 나서
구체적 혁신 방안 연말 제시 예정
김범수 창업자를 비롯한 경영진 사법 리스크 등으로 전례 없는 위기를 맞은 카카오가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준법·윤리 경영을 감시할 외부 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하고, 아이디어 도용 의혹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카카오 계열사들은 해결책 모색에 나섰다.
23일 카카오에 따르면 김범수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관계사가 있는 서울 강남에서 김소영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장을 포함한 1기 위원들을 만나 전사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이번 회동은 준법위의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독립성 보장 및 준법 경영체계 강화에 대한 카카오의 의지를 전달하고, 위원회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 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범수 위원장은 “카카오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속도를 중시하며 빠른 성장을 추구해 왔으나 그 과정에서 체계화된 시스템을 갖추는 게 미흡했던 것 같다”며 “위원회의 독립적 운영을 존중하며 전사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테니 (카카오가)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소영 위원장은 “카카오 관계사들이 준법 경영 시스템을 갖추고 해당 시스템이 잘 작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위원회의 목표”라며 “연말까지 위원회가 선정한 어젠다에 대해 논의를 착수할 수 있도록 신속하게 활동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 내부적으로는 독과점 논란과 기술 아이디어 도용 의혹 등으로 분쟁에 휩싸였던 외부 사업자들과 갈등 봉합에 나섰다.
복잡한 수수료 체계로 매출 부풀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30일 택시단체들과 간담회를 열고 수수료 개편과 공정 배차 등에 대한 세부 논의를 진행한다. 또 물류 사업 아이디어 도용을 주장한 중소기업 ‘화물맨’과도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스타트업과 기술 탈취 의혹으로 갈등을 벌였던 계열사들도 분쟁을 마무리 지었다. 카카오헬스케어와 닥터다이어리는 ‘혈당관리 플랫폼’, 카카오VX와 스마트스코어는 ‘골프 데이터 플랫폼’과 관련한 기술·아이디어 분쟁 중이었으나, 상생협력 사업 발굴을 위한 동반성장 방안에 협의했다.
앞서 지난 13일 김범수 위원장은 “카카오의 모든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히며 체질 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카카오는 경영진 인사를 비롯해 구체적인 쇄신 방안을 연말까지 제시할 예정이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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