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이야” 길 막더니, 도로 파손까지
[KBS 춘천] [앵커]
두 달 전, 홍천의 한 마을에서 마을 길 통행을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이번엔 땅 주인이 도로 포장 일부를 아예 파내버렸습니다.
마을주민들은 소방차마저 오지 못하게 됐다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홍천의 한 마을 안길.
위쪽으로 이어진 도로 포장이 마구 파헤쳐졌습니다.
길이 절반 넘게 사라졌습니다.
차들이 힘겹게 길을 오르지만, 길 폭이 하도 좁아 바퀴가 헛돕니다.
문제의 마을 안길입니다.
커브 길의 폭이 4m 정도밖에 되지 않아 대형차량은 지날 수 없는 상태입니다.
1년 넘게 마을 길을 두고 갈등이 이어진 결괍니다.
땅 주인이 자신의 땅 160㎡ 가 길에 포함됐다며 통행을 막은 겁니다.
9월엔 굴착기로 길을 막았는데, 이번엔 아예 도로 일부를 파내버렸습니다.
[땅 주인 : "고발을 10번을 해도 상관없고 100번을 해도 상관없다 이거야. (만약에 불나면 소방차가 못 올라가잖아요?) 그건 상관없고 나한테는 상관없고. (길을) 3.5m를 닦아놓은 걸 뭘 어떻게 해 군에서."]
마을 안쪽 양계장에는 사료 운반 트럭이 이틀째 못 들어와 10만 마리의 닭이 굶고 있습니다.
계란 11만 개도 창고에 쌓여있습니다.
[박중철/양계장 주인 : "사료를 먹어야 하는데 오늘 사료도 못 먹고 내일 사료도 못 먹는다면 폐사가 날 거예요. 어떻게 감당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른 마을 주민들도 농사용 흙 운반을 못 하고 있습니다.
특히, 길이 다 망가져 불이 나도 소방차가 못 오게 됐다고 걱정합니다.
[이계한/마을 주민 : "아랫집 할머니 같은 경우에는 치매가 오셔가지고 밥을 한다고 자꾸 가스레인지를 켜놓으시고 냄비가 다 타서 구멍이 나도 모르세요. 아주 화재 위험이 항상 잠재된 곳이라고요. 그럼 여기 소방차 같은 거 못 오죠."]
사정이 이런데도 홍천군은 문제 해결에 손을 놓고 있습니다.
[홍천군 관계자/음성변조 : "행정에 한계가 있는데 마음대로 건드릴 수가 없어요. 건드리면 저희가 고발을 당할 판이에요."]
이에 일부 마을 주민은 땅 주인을 도로교통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
이유진 기자 (newjeans@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북TV, 군사정찰위성 발사 영상 공개…“추력 증강된 신형 로켓”
- 북 예견된 반발에 ‘국지도발’ 우려도…과거 사례는?
- “영변 실험용 경수로 시운전 정황”…핵실험 징후
- “김정은 심기 경호만”·“자료 부실”…‘북송 중단 결의안’ 공방
- “아파도 병원 못 가”…‘건보료 체납’ 저소득층 구제 나선다
- “동의 없었다” 녹취록 공개…“2차 가해 멈춰달라”
- 대기만 해도 개인정보?…샤넬 결국 제재
- ‘영부인 비서실장’이라며 떡값 요구…결국 징역형
- [단독] 중국인 감금사건 또 발생…“카지노 빚 때문에”
- 이번엔 남매…“전세사기로 1년 사이 46억 원 챙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