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문 2년 지났는데’…“신속 수사· 탈시설 촉구”
[KBS 대구] [앵커]
2년 전, 경산의 한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장애인 물고문 등 학대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는데요,
아직까지도 수사가 끝나지 않은 데다 행정 처분조차 제대로 내려지지 않았다며, 장애인들이 오늘 단체행동에 나섰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산 한 장애인 거주시설.
2021년 5월, 직원들이 10대 장애인의 머리를 싱크대에 집어넣고 물을 트는, 이른바 '물고문'을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억지로 잔반을 먹이는 등 다른 인권 침해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줘도 된다니까. 짬(잔반) 처리해야지."]
인권위는 당시 피·가해자 분리 결정을 내렸고 경산시도 전수조사를 통해, 학대 의혹 5건에 대한 수사 의뢰했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나도록 수사는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
["처벌하라! 처벌하라!"]
이에 경북 장애인 단체 회원들이 검찰의 미온적인 수사를 규탄하는 단체 행동에 나섰습니다.
[김용식/경북노동인권센터장 : "인권의 보루라고 하는 검찰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철저하게 대처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늦어진 정의는 정의가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즉각 기소하십시오!"]
하지만 경산시는 운영진에 대한 과태료 처분 외에, 가해자로 지목된 직원들에 대해서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권위의 또 다른 권고사항인 탈시설에 대해서도 미온적이라는 게 장애인들의 주장입니다.
[이철영/탈시설 당사자 : "조사를 안 하고 있다는 게 아직도 답답합니다. 우리가 2년 반 동안 일인시위도 하고 열심히 했는데 왜 우리 얘기를 한 번도 귀담아주지 않는지..."]
이에 대해 시설 측은, 운영진이 모두 교체돼 현재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고, 인권 보호에도 힘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 장애인 시설에서 여러 이용자들이 학대를 증언하는 상황.
수사기관의 신속한 수사를 통한 시설 정상화가 시급합니다.
KBS 뉴스 박준우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박미선
박준우 기자 (joon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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