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무기 넘기고 기술 받았나…“러시아가 발사체에 도움줬다”

북한은 21일 오후 10시 42분 28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지에서 발사 상황을 참관하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과 연관기관의 간부들과 과학자, 기술자들을 열렬히 축하”해주었다고 전했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북한의 세번째 정찰위성 발사가 성공적이었으며 궤도에 일단 정상적으로 진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원은 또 북한의 성공적 발사 배경에 러시아의 다양한 지원이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판단했다. 북한의 군사기술 고도화를 막기 위해선 러시아와의 협력을 차단하는 일이 급선무가 된 셈이다.

국정원은 23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이 전했다. 북한은 지난 21일 오후 10시 43분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에서 군사정보위성을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정보위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번 발사가 성공한 요인에 대해 “북·러 회담 당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발사체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며 “회담 후 북한이 설계도와 1·2차 발사체와 관련한 데이터를 러시아에 제공하고, 러시아가 분석 결과를 (북한에)제공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보고했다.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남우 국정원 기조실장, 권춘택 1차장, 김 원장, 김수연 2차장, 백종욱 3차장. / 23.11.23 [한주형기자]

윤 의원은 “5월과 8월엔 실패했는데 이번에 성공한 건 러시아의 도움이 컸다”면서도 ‘러시아의 도움을 받은 것이 정황 이외에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국정원이)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북한이 괌 사진을 촬영했다는데 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한 인공위성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은 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고체연료 발사 기술과 관련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경우에는 개발 초기 단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1차 위성 발사 실패 때 수거한 잔해물 분석 결과 당시 탑재된 위성은 정찰위성으로서 가치있는 소위 ‘서브미터’급(1m 미만의 물체를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 점으로 미뤄볼 때 6개월 사이에 큰 폭의 발전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또 북한이 발사 예고기간이 시작되는 시점보다 1시간 가량 앞당긴 이유에 대해선 최적의 기상 조건에 맞추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고 국정원은 설명했다.

한편 국정원은 다음 정찰위성 발사나 7차 핵실험 가능성을 두고는 일단 올해 안에는 어려운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날 국정원은 “임박한 시일 내 북한의 7차 핵실험 징후는 포착되고 있지 않다. 풍계리에서도 발사 징후는 현재까지는 포착되지 않는다”며 “다만 핵실험은 북한의 최고 지도자 결심에 의한 사안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2024년이 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결심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찰위성은 올해 안에 추가 발사는 어려운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발사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