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멈춘 정부 전산망, 이번엔 조달청…일주일 새 3번째
“해외 접속 시도 비정상 급증”
해킹 공격 가능성엔 선 그어
명확한 원인·대책 못 내놓고
행안부 장관은 해외 출장 중
국회 행안위서 질타 쏟아져
이번엔 조달청 전산망이 ‘먹통’이 됐다. 정부는 해외에서 단시간에 다량 접속해 발생한 오류라고 밝혔다. 그렇지만 새올 지방행정전산망 장애가 발생한 지난 17일 이후 일주일도 안 돼 세 번째 발생한 국가 전산망 장애라는 점에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3일 조달청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9분부터 10시20분까지 1시간여 동안 나라장터 접속이 지연됐다. 나라장터는 정부의 각종 조달 업무를 처리하는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이다. 시스템 구축은 조달청이 맡았으며 서버는 행안부 산하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을 통해 운영된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관계자는 “나라장터에 이날 오전 해외 IP발 접속 시도가 갑자기 급증했고 트래픽 병목 현상 때문에 접속 지연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방화벽이 작동해 해당 IP를 차단하자 서비스가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해킹 가능성과 관련해 “(공격으로 보기엔) 사이트 자체를 다운시킬 만한 접속량은 아니었다”며 “좀 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가 전산망이 오류를 일으킨 것은 올해 들어 5번째다. 지난 3월 법원 전산망이 마비된 데 이어 6월에는 4세대 초·중·고교 교육행정정보 시스템이 개통하자마자 오류를 일으켰다. 지난 17일부터 ‘정부24’와 ‘새올’에 장애가 발생했다. 행안부가 국가 전산망 정상 가동이라고 밝힌 이후인 22일에도 ‘주민등록증 발급 시스템’이 오류를 일으켰다.
각종 국가 전산망에서 장애가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는 원인과 해결책 등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새올 장애와 관련해서도 ‘네트워크 장비 오류’라고만 밝힌 채 해당 장비가 오작동한 원인이나 이중화 장비가 제 기능을 못한 이유 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후 주민등록증 발급 시스템과 조달청 나라장터 접속 장애와 관련해서도 ‘다량 접속’이라고만 할 뿐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디지털 강국’의 근간인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투자를 뒷전으로 미뤄온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나라장터는 2002년 구축돼 그간 노후화와 처리속도 저하, 검색 불편 등의 문제점이 지적돼왔다. 새올은 2007년 개통됐으나 아직 차세대 시스템 구축 예산이 마련돼 있지 않다.
김형중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국가 전산망 관련) 사고가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마치 하인리히 법칙이 적용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이런 게 누적되면 큰 사고가 터진다. 경각심을 갖고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무능한 대응과 안일한 인식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는 “행안부는 일 터진 다음에 나 몰라라 한다” “전산을 개발하고 운영하려면 업무 내용을 알아야 하는데 전산 문제를 모두 외주로 돌렸다” 등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동행을 이유로 지난 21일 영국 출장을 떠나 24일 귀국한다. 이후 행정전산망 대책 수립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박용필·유경선·이창준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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