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범철, ‘박정훈 대령 보직해임’ 압박 정황
“중대한 군 기강 문란 아니냐 물어”
감계환 해병 사령관, 군검찰 진술
통화 뒤 박 대령 ‘보직해임’ 지시
지난 8월2일 신범철 당시 국방부 차관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나눈 통화에서 채모 해병대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한 박정훈 대령에 대해 “중대한 군 기강 문란인 것은 아니냐”는 취지로 물었다고 김 사령관이 군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사령관은 이 통화 뒤 박 대령에 대해 선 보직해임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김 사령관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신 전 차관이 박 대령 보직해임을 압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다. 이에 대해 신 전 차관은 당일 김 사령관과 통화한 사실은 있지만 박 대령의 보직해임과 관련된 대화는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23일 김 사령관의 국방부 검찰단(군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김 사령관은 지난 8월2일 채 상병 사망 사건 이첩 보류 지시 등을 어긴 박 대령을 파견 조치하라고 해병대 사령부 인사처장(대령)에게 지시했다. 이에 이모 해병대 참모장은 김 사령관에게 ‘파견이나 보직해임이나 보직조정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건의했다.
이 참모장이 추가 검토를 건의한 정황은 박 대령의 군검찰 진술서에도 나온다. 박 대령은 지난 8월 군 검찰에 제출한 서면진술서에 “(8월2일) 오후 1시15분경 참모장이 전화 와서 내가 사령관에 건의드렸다. 아직 정확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선 보직해임은 아닌 것 같다고. 네가 있어야 할 자리는 수사단장 자리다”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김 사령관은 군검찰에서 “그러던 와중에 차관님에게 전화가 와서 (박 대령 항명이) 중대한 군 기강 문란인 것 아닌지, 선 보직해임에 대한 사령부의 의견인지 물어봤다”고 진술했다. 이후 보직해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인사처장에게 박 대령 보직해임을 지시했다는 게 김 사령관의 진술 내용이다. 김 사령관의 진술대로라면 신 전 차관과의 통화가 보직해임 결정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신 전 차관은 이날 통화에서 김 사령관의 진술 내용을 부인했다. 그는 “(8월2일 박 대령) 보직해임이 나기 전에 (김 사령관과) 통화는 했지만, 이 사람(박 대령)이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다는 얘기만 통보받았다”며 “박 대령의 보직해임과 관련해서는 대화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박 대령의 인사 절차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파악이 안 된 사안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김 사령관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