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범철, ‘박정훈 대령 보직해임’ 압박 정황

강연주 기자 2023. 11. 2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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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전 차관은 “관련 대화한 사실 없다”
“중대한 군 기강 문란 아니냐 물어”
감계환 해병 사령관, 군검찰 진술
통화 뒤 박 대령 ‘보직해임’ 지시

지난 8월2일 신범철 당시 국방부 차관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과 나눈 통화에서 채모 해병대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한 박정훈 대령에 대해 “중대한 군 기강 문란인 것은 아니냐”는 취지로 물었다고 김 사령관이 군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사령관은 이 통화 뒤 박 대령에 대해 선 보직해임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김 사령관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신 전 차관이 박 대령 보직해임을 압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정황이다. 이에 대해 신 전 차관은 당일 김 사령관과 통화한 사실은 있지만 박 대령의 보직해임과 관련된 대화는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23일 김 사령관의 국방부 검찰단(군검찰) 진술조서에 따르면, 김 사령관은 지난 8월2일 채 상병 사망 사건 이첩 보류 지시 등을 어긴 박 대령을 파견 조치하라고 해병대 사령부 인사처장(대령)에게 지시했다. 이에 이모 해병대 참모장은 김 사령관에게 ‘파견이나 보직해임이나 보직조정의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건의했다.

이 참모장이 추가 검토를 건의한 정황은 박 대령의 군검찰 진술서에도 나온다. 박 대령은 지난 8월 군 검찰에 제출한 서면진술서에 “(8월2일) 오후 1시15분경 참모장이 전화 와서 내가 사령관에 건의드렸다. 아직 정확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는데 선 보직해임은 아닌 것 같다고. 네가 있어야 할 자리는 수사단장 자리다”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김 사령관은 군검찰에서 “그러던 와중에 차관님에게 전화가 와서 (박 대령 항명이) 중대한 군 기강 문란인 것 아닌지, 선 보직해임에 대한 사령부의 의견인지 물어봤다”고 진술했다. 이후 보직해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인사처장에게 박 대령 보직해임을 지시했다는 게 김 사령관의 진술 내용이다. 김 사령관의 진술대로라면 신 전 차관과의 통화가 보직해임 결정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신 전 차관은 이날 통화에서 김 사령관의 진술 내용을 부인했다. 그는 “(8월2일 박 대령) 보직해임이 나기 전에 (김 사령관과) 통화는 했지만, 이 사람(박 대령)이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다는 얘기만 통보받았다”며 “박 대령의 보직해임과 관련해서는 대화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박 대령의 인사 절차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파악이 안 된 사안이라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김 사령관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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