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순찰 로봇 인도통행 허용…안전운행 담보할 기술은?
[IT동아 김동진 기자] 이달부터 배달·순찰 로봇이 인도 위 사람들 사이로 다니며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제품 고도화를 위한 실증이 주로 이뤄지다가 생활 속으로 로봇이 들어오게 된 것인데, 사람과의 충돌 등 안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사람을 피해 정해진 경로로 정확하게 주행하는 동시에 문제 발생 시 신속한 조치에 나서려면, 로봇의 정확한 위치 파악이 필수다. 평균 2cm 미만의 오차로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이동로봇용 ‘초정밀 위성항법 장치’가 주목받는 이유다.
지능형로봇법 시행으로 실외 이동로봇 인도통행 허용
산업통상자원부와 경찰청은 지난 17일, 개정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 시행으로 실외 로봇을 활용한 배달, 순찰 등 신사업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개정한 도로교통법 시행과 더불어 이번 지능형로봇법 시행으로, 로봇이 법적으로 보행자로 규정돼 인도를 통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로봇 통행 허용으로 제기되는 가장 큰 우려는 안전이다. 정부는 안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인도 통행 로봇의 무게는 500kg 이하, 폭은 80cm 이하로 규정하는 동시에 이동 속도를 로봇 무게에 따라 시속 5~15km 이하로 제한했다. 또 인도 통행 로봇을 활용하는 사업자는 지정된 인증기관에서 ▲운행 구역 준수 ▲속도 제어▲ 원격 조작 ▲건널목 통행 ▲동적 안정성 등 16가지 항목의 평가로 운행 안전 인증을 받도록 했다.
정교한 주행 컨트롤 돕는 이동로봇용 위성항법 장치…안전운행을 위한 핵심
안전을 위한 각종 규제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위험을 피할 수 있는 기술 확보다. 실외 이동 로봇은 이동 시 사람을 피해 주행하면서도 도로교통법을 준수할 수 있을 정도의 정밀한 컨트롤이 필요하다. 이동로봇용 초정밀 위성항법 장치는 로봇의 정교한 컨트롤을 가능케 할 기술로 평가받는다.
기존 위성항법 시스템(GPS)은 지구 궤도를 도는 다수 위성이 쏘는 신호를 활용해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위치정보를 제공하는 데 쓰였다. 다만 위성이 쏜 신호가 단말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전파 간섭과 굴절이 발생해 최대 10m 안팎의 오차가 발생하곤 했다. 인도와 도로, 사람 등을 구분하며 정밀하게 움직여야 하는 로봇에 10m 안팎의 오차는 치명적이다.
초정밀 위치 정보(RTK, Real-Time Kinematic) 기반 위성 항법 장치는 이같은 10m 안팎의 오차를 평균 2cm 미만으로 줄여주는 기술이다. 기존 위성항법 장치의 위치 정보를 지상의 기준국을 통해 cm 수준으로 보정, 정밀한 자율주행을 가능케 한다. 로봇뿐만 아니라 자율주행 농기계, 드론,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차 등에 RTK GPS가 탑재되는 이유다.
일례로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과 농기계 기업 대동은 강원도 평창군 대화면에서 지난달 31일, 자율운반 로봇 시연을 진행했다. 해당 로봇은 따로 조작을 하지 않더라도 작업자와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정지와 선행을 통해 임수를 수행한다. 작업자가 복귀 명령을 하면, 지정한 위치로 자율 이동도 가능하다. 이 같은 정밀한 움직임의 배경은 각종 센서와 맞물려 움직이는 RTK GPS다.
순찰로봇의 정밀한 움직임과 제어를 가능케 하는 기술 중 하나도 RTK GPS다. 예컨대 로봇이 범행이 의심스러운 사람의 뒤를 따라가다가 멈추는 등 세밀한 추종이 가능하도록 정확한 위치 정보를 관제 센터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야외 이동 로봇의 인도통행 허용으로 순찰로봇 개발 기업들은 기기 고도화를 위해 RTK GPS 활용을 확대할 전망이다.
RTK GPS 장치를 개발한 스타트업 씨너렉스 박재덕 대표는 “사람이 다니는 곳에 순찰 또는 배달로봇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다니려면, 정밀한 위치경로 추종 및 설정을 cm 단위로 구현해야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핵심 기반이 RTK GPS이며, 해당 장치가 작고 가벼울수록 더욱 효율적인 로봇 활용이 가능하다”며 “로봇이 정해진 경로를 제대로 주행하고 있는지 정밀하게 추적, 관찰해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정확한 위치 파악을 기반으로 경로 변경, 멈춤 등 신속한 조치를 가능케 하는 핵심 기술 또한 RTK GPS 장치이기 때문에 많은 로봇 기업의 문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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