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ㆍ혁신기업] `AI를 ROI`로… 마케팅 통해 혁신 만드는 AI 네이티브 기업
생성형·의사결정형AI 함께 활용하는 솔루션 시장서 선봬
생성형AI 한계 넘기 위해 자체개발한 의사결정형 AI 동원
동북아시아 매출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전체매출 63%
미래 독자기술과 최첨단AI 모델 바탕으로 마케팅 혁신 주도
생성형 AI(인공지능)와 관련 애플리케이션의 급부상으로 AI 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I가 전 산업 분야에서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생산성 혁신'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마케팅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쿠키 수집 불가, 앱 투명성 정책 등 개인정보보호 정책이 강화되면서 기업이 소비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는 점점 좁아지고 있지만 소비자는 개인정보 활용에 대해 걱정하면서도 초개인화된 맞춤형 정보를 원한다. 이처럼 '뾰족한' 마케팅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효율적인 마케팅 도구로 AI가 대두되고 있다. 이 시장에서 탄탄하게 입지를 키워가는 기업이 애피어(Appier)다.
애피어는 AI가 주목받기 전인 2012년 'AI 보편화'라는 비전을 가지고 마케팅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국 대학가의 작은 아파트에서 시작한 애피어는 'AI를 통한 마케팅 혁신'을 기치로 내걸고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11년이 지난 현재 아태, 미국, 유럽, 중동·아프리카(EMEA) 전역에 17개 지사를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AI 과학자가 만들고 이끄는 AI 네이티브 기업
애피어는 AI를 활용해 사업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과 하버드대학에서 10년 이상 AI를 연구한 치한 유(사진) 박사가 엔지니어링과 면역학을 전공한 룸메이트들과 함께 애피어를 공동 설립해 지금까지 이끌어오고 있다.
AI 과학자가 사업에 뛰어든 것은 우연한 깨달음 때문이었다. 당시 박사과정 졸업을 앞뒀던 치한 유 애피어 CEO(최고경영자)는 주차장에서 주차를 하던 중 문득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이미 2000년대 초반에 스탠퍼드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율주행자동차가 개발됐는데 왜 매일 직접 운전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었다. 이윽고 기술의 발전은 빠르지만 첨단기술이 상용화되고 사람들이 온전히 수용하기까지는 20년에서 30년 가까이 걸린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는 AI 기술을 빠르게 상용화할 수 있도록 창업에 도전하겠다는 결심으로 이어졌다.
회사명인 애피어는 'AI'와 'Happier'의 합성어로 'AI로 우리 삶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AI 기술이 주류가 아니었던 시기에 회사 이름에 AI를 넣었다는 사실만으로도 AI 기술에 대한 확신과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애피어의 첫 아이템은 AI 메타버스 게임 엔진이었다. 그러던 중 한 게임 퍼블리셔의 요청으로 개발한 사용자 행동 데이터 분석 기반의 AI 게임추천 위젯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가능성을 확인한 애피어는 마케팅 분야로 회사의 방향을 재정립했다. 고객 획득, 참여, 전환에 이르기까지 마케팅 전 단계별 맞춤형 전략으로 고객의 ROI(투자수익률)를 높이는 마케팅 솔루션 기업으로 변신했다.
◇마케팅 혁신의 두 날개, '생성형 AI'와 '의사결정형 AI'
마케팅의 궁극적인 목표는 매출 극대화다. 'AI를 ROI로 전환한다'는 미션을 가지고 있는 애피어는 보다 효율적인 마케팅을 위해서 생성형 AI와 의사결정형 AI를 함께 활용하는 솔루션들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생성형 AI는 스스로 다채롭고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할 수 있는 도구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 학습된 거대 머신러닝 모델을 통해 마케터들은 광고 카피나 이미지를 쉽게 생성함으로써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생성형 AI는 이렇게 생성된 콘텐츠를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사용할지에 대한 의사결정까지 해주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마케터들은 생성형 AI로 만든 카피 중 어느 것이 가장 좋은 성과를 낼지 결정하는 어려운 작업을 여전히 수행해야 한다.
애피어는 이러한 생성형 AI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의사결정형 AI를 동원한다. 캠페인 유저와 성과를 예측할 수 있는 의사결정형 AI와 콘텐츠 생산성을 높이는 생성형 AI를 함께 사용함으로써 마케터들은 ROI를 고려한 데이터 기반의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케터들은 의사결정형 AI를 활용해 타깃 고객층이 잘 반응하는 단어와 선호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도출된 유용한 인사이트는 생성형 AI가 더 높은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성하도록 나침반 역할을 한다.
애피어는 창립 초인 10여년 전부터 의사결정형 AI를 발전시키는 한편 데이터 기반의 마케팅 혁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용자 여정 코파일럿, 확장 가능한 광고 크리에이티브 생성, 코파일럿 분석 리포트 생성 등의 제품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포춘 선정 '50대 AI 혁신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한 애피어는 엔지니어의 70%가 AI 및 빅데이터 분야 석·박사 학위자들로 구성돼 있다. AI 관련 학술지 및 학회 발표 논문은 300건이 넘는다.
◇동북아시아 매출 비중 63%… 한국에 대해 이해도 높아
애피어는 2015년 한국 지사를 설립한 후 이커머스, 리테일, 게임, 디지털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의 마케팅을 도와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3분기 총매출은 71억엔(약 620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40% 성장하며 전체 매출의 63%를 차지했다. 한국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경쟁력을 바탕으로 성장폭을 키워가고 있다.
앞으로도 애피어는 독자 기술과 최첨단 AI 모델을 바탕으로 마케팅 혁신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자사만의 기술 '해자(moat)'를 통해 AI를 차세대 UI(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채택하는 기업들이 ROI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게 핵심이다. 생성형 AI로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의사결정형 AI를 통해 유용한 인사이트를 확보함으로써 기업 요구사항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다양한 성과 개선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치한 유 애피어 CEO는 "이제 AI를 얼마나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마케터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됐다. AI는 마케터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해 기획과 같은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앞으로도 마케터들이 생산성과 ROI 향상, 개인화 마케팅 고도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고객과 함께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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