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발사·소방관·승무원… “AI의 일자리 공습에도 잘 버틸수 있을 것”

홍준기 기자 2023. 11. 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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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Pick] AI시대 살아남을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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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는 여러 직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힘을 가지고 있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AI 도입으로 화이트칼라 직종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고, 블루칼라들의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분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방적기 도입이 기계 파괴 운동인 ‘러다이트 운동’을 불러왔던 것처럼 신기술이 등장하면 으레 블루칼라의 일자리를 소멸시켜 왔지만, AI의 역습은 양상이 정반대라는 얘기다.

퓨리서치센터는 미국 노동부 직업 정보 데이터베이스와 인구 통계를 분석해 AI가 발전하더라도 덜 위협받을 직업으로 이발사, 소방관, 승무원, 경비원, 정비공, 피부관리사 등을 꼽았다. 퓨리서치센터는 직업별로 AI에 노출되는 정도가 낮은 근로자의 비율을 직종별로 분석했는데, 이 비율이 높을수록 해당 직업이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이런 방식으로 AI 노출도가 낮은 근로자 비율을 직업군별로 분석했더니 유지·보수나 가사 서비스가 48%로 가장 높았다. 숙박·요식업에서도 근로자 43%가 AI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김의균

반면 화이트칼라 직업군이라 볼 수 있는 교육(9%), 정보(8%), 금융(4%), 과학·기술(3%) 분야에서는 AI 노출도가 낮은 근로자의 비율이 한 자릿수였다. 그만큼 AI로 대체 가능한 인력이 많다는 의미다. 퓨리서치센터는 “사람의 ‘지능’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AI는 전문직이나 사무직 일자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세계경제포럼(WEF)도 지난 9월 “높은 수준의 의사소통이 필요한 보건 전문 인력·교사와 함께 몸을 써야 하는 운동선수, 육체 노동자들이 (AI의 일종인) ‘거대 언어 모델(LLM)’의 영향을 적게 받을 것”이라고 했다.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역시 “건설이나 농업 같은 블루칼라 근로자들은 AI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며 “LLM으로 배관공이 도움은 받을 수 있겠지만 새는 수도관을 고치려면 직접 현장에 가서 수리해야 한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AI와 노동시장 변화’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일자리 중 12%인 341만개가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숙박·음식업, 여가, 예술, 스포츠 같은 대면 서비스업은 AI 노출도가 낮다”고 했다.

물론 블루칼라 일자리가 완벽한 안전지대는 아니다. 자동화 기술이 발전하면 AI 기술과 연계해 육체 노동도 일부 대체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2022년부터 2032년 사이 미국의 전체 고용이 2.8%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유통업(-2.6%), 생산직(-3.2%), 사무·행정 지원(-6.2%) 직종에서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는 WEEKLY BIZ에 “(현장에서 일하는) 소방관이나 보안 요원의 업무도 기술 발전으로 상당 부분 자동화될 것”이라면서도 “업무의 일부 자동화가 반드시 감원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업무의 효율화를 촉진해 더 수준 높은 서비스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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