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팔다리 훼손 中 거지 태국 출몰..."인신매매 의심"
[앵커]
최근 태국에서 얼굴과 팔다리 등이 심하게 훼손된 걸인들이 출몰해 사회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현지 경찰이 붙잡아 보니 모두 중국 국적이었는데, 인신매매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베이징 강정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태국 학생 교복을 입고 거리에서 구걸하는 한 여성.
얼굴은 염산을 뒤집어쓴 듯 녹아내렸고 양쪽 손가락도 문드러졌습니다.
가방에선 동냥 받은 지폐와 동전이 쏟아져나옵니다.
'영등포 구립 도서관'이라고 한글로 적힌 천 주머니도 눈에 띕니다.
태국에선 구걸 행위가 불법이라 경찰이 단속에 나섰는데, 신원 확인 결과 40대 중국인이었습니다.
[중국인 여성 걸인 : 중국에선 구걸이 불법이 아니에요.]
현지 경찰은 지난 19일부터 여섯 지역을 수색해 중국 국적의 걸인 6명을 추가로 체포했습니다.
하나같이 얼굴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렵게 화상을 입었고, 사지가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중 4명은 중국에서 화재로 크게 다친 뒤 태국에 건너와 자발적으로 구걸을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인 남성 걸인 : 이제 갈 거라고 했잖아요. 제가 오늘 하루 와서 구걸했습니다. 당신들 뜻은 경찰서에 가서 벌금 좀 내라는 거죠?]
현지 매체들은 이들이 고급차를 타고 다니는 중국어 통역사와 연결돼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통역은 체포된 걸인 1명당 1만 밧, 약 37만 원의 보석금을 제시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현지 경찰은 인신매매 가능성을 의심해 풀어주지 않고 추가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태국 경찰 : 그렇게 거리 앉아서 5~6시간 구걸을 하면 하루에 1만 밧(약 37만 원)씩 벌게 됩니다.]
항간에선 지난 9월 13일부터 시작된 중국인들의 태국 무비자 관광을 배경으로 꼽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국인 거지들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올해 초부터라며 태국 총리가 직접 나서 반박했습니다.
여론이 들끓자 태국 주재 중국 대사관은 체포된 걸인들과 영사면회를 통해 상황 파악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태국에 온 중국 공민을 대상으로 현지 법과 관습을 존중하라는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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