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2루수 독수리 군단으로 떠났다...롯데, 2024시즌 안치홍 빈자리 경쟁만 '6명'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4년 동안 롯데 자이언츠 2루수를 맡았던 안치홍이 팀을 떠나며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롯데 팬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2023시즌 주장을 맡았던 안치홍이 FA로 한화 이글스 이적을 확정한 것. 한화는 20일 "FA 내야수 안치홍과 4+2년 총액 72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안치홍은 지난 4시즌 동안 롯데의 2루를 지켰다. 2루수로 출전한 422경기에서 37개의 실책만을 기록하며 든든한 롯데 센터 내야수로 거듭났다. 또한 안치홍은 로테이션이 필요하거나 부상으로 인해 1루수 자리에 공백이 생겼을 때 1루 수비도 겸하며 멀티로 활약하기도 했다.
타격에서도 안치홍은 제 몫을 다했다. 롯데 소속으로 496경기에 나서 타율 0.292(1751타수 511안타) 40홈런 257타점 235득점 OPS 0.792를 올렸다. 그러나 이제 안치홍은 롯데를 떠나 한화 유니폼을 입는다. 롯데는 이제 새로운 주전 2루수를 찾아야 한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박승욱이다. 박승욱은 2012년 SK 와이번스(現 SSG 랜더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2019시즌 KT 위즈로 이적한 뒤 2022년 롯데로 이적했다. 그리고 올 시즌 마침내 빛을 발했다. 박승욱은 123경기에 나서 타율 0.286(290타수 83안타) 30타점 37득점 15도루로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시즌 초반에는 백업 내야수로 간간이 경기에 출전했으나 안치홍이 1루수나 지명타자로 이동했을 때 선발 2루수로 나섰다. 2023시즌 77경기 447⅓이닝을 2루에서 보냈다. 비록 올 시즌 2루수에서 8개, 3루수에서 2개, 유격수에서 1개 총 11개의 실책을 범하기는 했으나 올 시즌 2루수로 77경기에 출전한 만큼 가장 안정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루키' 정대선도 있다. 정대선은 2023년 롯데의 5라운드 지명으로 프로의 꿈을 이뤘고, 지난 9월 22일 열린 SSG와 경기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전부터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뛰어난 타격감을 자랑했다. 그러나 시즌 막판 타격감이 식으며 타율 0.150 6타점 5득점 출루율 0.217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발을 이용한 넓은 수비 범위를 선보이며 시즌 막바지에는 대수비와 대주자로 활용됐다.
고승민과 김민수도 2루수가 가능한 자원이다. 고승민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서 롯데 지명을 받았다. 입단 당시 포지션은 내야수로 2루수가 주포지션이었다. 고승민은 2020시즌을 앞두고 빠른 발과 운동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 외야수 전향을 시도했고, 군 복무 이후 손아섭이 NC 다이노스로 떠나면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우익수로 이동했다.
2022시즌에는 후반기 타율 0.414 2홈런 18타점의 미친 듯한 반등으로 92경기 타율 0.316 5홈런 30타점을 올렸다. 2023시즌에는 1루수 전향도 시도했다. 그러나 고승민은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올 시즌 94경기 타율 0.224 2홈런 24타점에 그쳤다. 고승민은 또다시 변신을 준비한다. 마무리 캠프에서 입단할 때 원래 포지션이었던 2루수 수비 수업을 받고 있다.
2017년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에 입단한 김민수는 주포지션이 3루수이긴 하나 2루수로 출전한 경험이 있다. 2021시즌에는 2루수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다. 2루수로 출전 44경기 316⅓이닝 동안 실책이 5개라는 점도 수비에서 안정감을 실어준다.
외부 자원도 있다. 바로 KBO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입단한 오선진(34)과 최항(29)이다. 오선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로 한화에 입단했다. 90경기에 나서 타율 0.230 14타점 17득점 OPS 0.609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화가 제출한 35인 보호선수 명단에 오선진의 이름은 없었다. 결국 2차 드래프트에서 내야수가 필요했던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오선진 역시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지역을 커버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롯데 박준혁 단장은 2차 드래프트가 끝난 뒤 "오선진을 지명한 것은 내야 뎁스 강화가 목적이다. 수비가 안정적이고, 여러 포지션을 다양하게 맡아줄 수 있다"고 전했다. 오선진은 최근 5시즌 동안 2루수로 63경기에 나서 실책을 단 2개밖에 하지 않았다. 그만큼 노련하고 깔끔한 수비를 선보인다. 관건은 타격이다. 최근 6시즌 중 5시즌에서 2할 초반대의 저조한 타율을 기록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로 이적한 또 다른 선수 최항 역시 내야 유틸리티 자원이다. 최항은 2012년 SK에 입단해 형 최정(SSG)과 함께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최항은 아직 단 한 번도 풀타임 시즌을 치른 적이 없다. 롯데 입장에서 기대하는 것은 2018시즌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해(98경기) 타율 0.293 7홈런 35타점을 기록했던 모습일 것이다.
롯데 박준혁 단장은 "최항은 3루 코너 내야를 강화하는 차원이다. 최항이 들어오면서 3루수 경쟁이 펼쳐질 것인데, 전체적인 내야 뎁스가 올라가는 것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항은 유격수를 제외한 1루, 2루, 3루수가 모두 가능하다. 특히 2루수로 가장 많은 173경기 1085이닝을 소화했을 정도로 경험이 풍부하다. 2루에서 출전 기회를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치홍이 떠나면서 공백이 생긴 2루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과연 스프링 캠프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롯데의 주전 2루수를 누가 차지할지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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