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선거법 백가쟁명···“병립형 회귀 반대” VS “여당과 타협해야”

김윤나영·신주영·탁지영 기자 2023. 11. 23. 18:2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소속의원들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노조법 방송3법 즉각 공포하라’ 고 적힌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3일 의원총회에서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와 ‘위성정당 방지법’ 당론 채택 여부를 두고 난상 토론을 벌였다. 상당수 의원들이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면 대선 공약 파기”라고 우려했다. 일부 의원들은 “여당과 타협해 선거법을 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국민의힘은 병립형 비례제 회귀를 당론으로 채택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오는 29일 선거법 관련 논의를 다시 하기로 했다.

이날 약 2시간 반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는 주로 선거법에 관한 자유 토론이 이뤄졌다.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브리핑에서 “많은 의원이 위성정당 방지법이 있어야 하고 선거법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며 “병립형 비례제 회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고 전했다. 한 의원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면 민주당의 공약 파기”라며 “국민 신뢰를 잃어 총선에서 다 죽을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탄희 의원은 “오늘 의원총회에서 병립형으로 가자고 얘기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전했다.

강민정·김두관·김상희·이탄희·이학영·장철민 의원 등은 의원총회에서 ‘위성정당 방지법’ 당론 채택을 공식 건의했다. 이들은 의원총회가 끝난 뒤 홍익표 원내대표와 따로 비공개로 만나 “민주당이 선거제 개혁 약속을 어기고 병립형으로 돌아가면 안 된다”며 “국민의힘의 선거제 퇴행에 응하면 안 된다”고 거듭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오는 29일 의원총회를 열고 위성정당방지법 당론 채택 여부를 논의 안건으로 삼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일부 의원들은 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면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창당을 막을 길이 없다고 우려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어도 우리는 위성정당을 만들 명분이 없다는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여당과 타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오는 29일 의원총회에서 위성정당 방지법을 당론으로 채택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의원 중에는 ‘샤이’ 병립형 비례제 회귀 지지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속으로는 반대하지만 이재명 대표의 대선 공약인 연동형 비례제나 위성정당 방지법 반대를 대놓고 말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 중진 의원은 “선거는 현실인데 1석이라도 더 이기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병립형 회귀 가능성을 열어뒀다.

의원총회에서는 민주당이 자정 능력을 잃었다는 쓴소리도 나왔다. 오영환 의원은 “청년 비하 현수막 논란, (최강욱 전 의원의) 여성 비하 발언, 검사 탄핵 과정에서 당이 자정 능력이 없는 것 같다”며 “(최 전 의원에게) 경고하면 뭐하나. 당사자와 주변인은 반성도 사과도 안 하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오 의원은 “검사 탄핵소추는 처음에 안 한다고 했다가, 검사 4명을 한다고 했다가 최종적으로 2명을 하기로 했다”며 “우리 스스로 탄핵을 희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