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감독 "석환-건희, 남아주리라"…두산, '집토끼 단속' 의지 크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양)석환이랑 (홍)건희가 FA로 시장에 있다. 그 선수들이 남아주리라 생각하고 좋은 협상을 하리라 생각한다."
두산 베어스가 본격적으로 내부 FA 단속을 준비한다. 두산은 일단 두 선수의 에이전트와 다음 주부터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협상 관계자들이 이번 주까지는 2차 드래프트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 두 선수 측에도 양해를 구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내부 FA 단속은 구단의 몫으로 두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감독은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스토브리그가 시작됐는데, 다른 팀도 전력 보강이 많이 됐더라. 석환이랑 건희가 FA로 시장에 있다. 그 선수들이 남아주리라 생각하고 좋은 협상을 하리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두 선수를 모두 붙잡는 것을 목표로 움직인다. 물론 샐러리캡에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 포수 양의지를 4+2년 총액 152억원에 영입하기도 했고, 김재환(4년 115억원) 허경민(7년 85억원) 정수빈(6년 56억원) 등 이미 고액 연봉자들이 많다. 샐러리캡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적정 금액을 맞추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두산 관계자는 "석환이도 건희도 필요 전력이다. 누수가 생기면 안 된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제시는 할 것이다. 샐러리캡은 (양)의지를 영입하면서 여유가 있지는 않다. 오버가 되면 안 되는 상황인데, 그 범위 안에서 조율해 봐야 한다. 선수와 금액 배분 등 어느 정도 합의가 되고 조율하면 (샐러리캡 범위 안에서) 가능할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이야기했다.
양석환은 양의지, 김재환 등과 함께 두산 중심 타선의 주축이다. 두산은 2021년 LG 트윈스에 좌완 함덕주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고 양석환을 데려오면서 부족했던 전력을 보강했다. 당시 주전 1루수였던 오재일이 삼성 라이온즈로 FA 이적한 빈자리를 양석환이 완벽히 채워주면서 트레이드 성공 신화를 썼다.
양석환은 2021년부터 올해까지 두산에서 3시즌을 뛰면서 380경기, 타율 0.267(1417타수 379안타), 69홈런, 236타점, OPS 0.788을 기록했다. 타율은 아쉬움이 있을 수 있지만, 해당 기간 홈런과 타점 부문에서 팀 내 1위에 오르는 장타력과 해결사 능력을 보여줬다.
홍건희 역시 두산에서 트레이드 성공 신화를 썼다. KIA 타이거즈에서 만년 유망주로 지내다 2020년 두산으로 트레이드 이적해 올해까지 4시즌 통산 237경기에 등판해 12승, 44세이브, 39홀드, 254⅔이닝,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했다. 공은 빠르나 제구가 안 된다는 인식을 뒤집고 필승조로 맹활약했고, 올 시즌 중반까지는 마무리투수로 뒷문을 든든히 지키기도 했다.
선수들과 관계도 빼어났다. 두산 이적 2년차였던 2021년부터 투수 조장을 맡을 정도로 친화력과 리더십이 빼어났다. 두산에서 뛴 기간 불펜 이닝 1위에 오르는 등 여러모로 팀에 공헌한 바가 컸다.
일단 기준점이 될 시장가는 형성돼 있다. 최근 내야수 안치홍(33)이 한화 이글스와 6년 총액 72억원에 계약했다. 안치홍은 통산 1620경기에서 타율 0.297(5677 1687안타), 140홈런, 843타점을 기록한 베테랑이다. 양석환은 안치홍보다 나이가 젊고, 일발 장타력은 확실히 우위에 있다. 안치홍의 금액을 기준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양석환과 안치홍은 에이전트가 같기도 하다.
홍건희는 최근 삼성 라이온즈와 FA 계약한 불펜 투수 김재윤(33)의 몸값을 기준점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재윤은 2015년부터 kt 위즈의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는 동안 481경기에 등판해 44승, 169세이브, 17홀드, 504⅔이닝,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김재윤은 삼성과 4년 58억원에 계약하면서 불펜으로선 특급 대우를 받았다. 홍건희는 통산 기록에서 김재윤에 크게 밀리는 게 사실이다. 김재윤의 금액을 뛰어넘지는 않는 범위에서 적정가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엽 감독은 내부 FA 단속과 외국인 투수 계약 등이 정리되면 본격적으로 다음 시즌 구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마무리캠프 기간 젊은 선수들은 두루 잘 확인했다.
이 감독은 "타격에서는 (박)준영이가 많이 좋아졌다. 연습 태도라든지 노력이라든지 자질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박)지훈이도 마찬가지고, 신인 가운데 전다민이 있는데 5라운드에 뽑혔다는데 새각보다 주력도 있고 빠른 선수더라. 스윙도 나쁘지 않은 것 같더라. 기존 선수들과 경쟁을 하게 되면 외야진 더 강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투수는 최지강이 좋아졌고, 최준호, 김유성, 백승우 등이 좋았다. 젊은 선수들이 좋아지는 것 같아서 탄탄해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상황"이라고 덧붙이며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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