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야당 추진 횡재세는 거위 배 가르자는 것”
이복현 금감원장이 야당에서 추진 중인 횡재세에 대해 “거위 배를 가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23일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금융투자협회 70주년 기념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우연한 기회에 발생한 거액의 이익에 대한 사회공헌이나 손해 분담 방안에 대해 세계 각국에서 논의가 있었고 그런 논의는 우리 사회에서도 필요하다”며 “다만 최근 일부 정치권에서 주장하는 사안(횡재세)은 기본적으로 ‘거위 배를 가르자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횡재세는 개별 금융기관의 사정에 대한 전혀 고려 없이 일률적이고 항구적으로 이익을 뺏겠다는 내용이 주된 틀”이라며 “금융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함께 살고자 하는 논의에서 직권남용 운운하는 것은 저희 관점에서 수긍하기 어렵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하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전날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금융위원장, 금감원장이 20일에도 금융지주 회장들을 불러서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면서 부담금을 좀 내라는 식의 압박을 가했다. ‘윤석열 특수부 검찰식’ 표현으로 하면 이런 것이 직권남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원장은 ‘금융당국은 횡재세 도입을 추진하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나라마다 여러 가지 형태로 세금, 기여금, 기금운용 등 다양한 형태로 고통 분담을 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저희도 리서치를 하고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 원장은 핀플루언서(금융과 인플루언서의 합성어·소셜미디어에서 주식 등 금융 지식을 제공하는 유명 인사)의 불공정거래 2∼3건을 적발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 원장은 “일부 유튜버들이 자신의 영향력으로 특정 상장 종목을 추천하고 일반 투자자들이 매수하게 유도해 자신들이 보유한 차명계좌에서 이익을 실현한 사안”이라며 “2~3건을 포착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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