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금리만큼 대출이자 못올려" 카드사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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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의 조달금리가 급등하고 있지만 대출 상품 금리는 이를 오롯이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카드사들이 실행한 장단기 대출 평균 금리는 거의 오르지 않았거나 조달금리 상승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카드사들이 조달금리 상승분을 대출금리에 완전하게 반영하지 못한 셈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는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생각하기 때문에 조달금리가 상승하더라도 대출금리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못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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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조달금리 0.49%P 오를 때
현금서비스는 0.06% 올라
리볼빙 수수료율은 소폭 상승 그쳐
법정금리 제한·상생 압박에 부담
신용카드사의 조달금리가 급등하고 있지만 대출 상품 금리는 이를 오롯이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들의 실적이 올해 들어 더 악화된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카드 업계에서는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제한돼 있는 데다 최근 금융사들에 대한 상생 요구가 거세지면서 대출금리를 적극적으로 올리지 못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2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 등 전업 카드사 7곳의 평균 조달금리는 연 4.91%를 기록했다. 조달금리 공시가 처음 공개된 올해 7월 말(4.42%)보다 0.4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롯데카드의 조달금리가 5.22%로 가장 높았으며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신한카드가 4.82%로 가장 낮았다.
반면 같은 기간 신용카드사들이 실행한 장단기 대출 평균 금리는 거의 오르지 않았거나 조달금리 상승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실제로 7개 전업카드사가 올 7월 말 실행한 현금서비스(단기 대출) 금리는 연 17.69%였지만 지난달에는 17.75%로 오히려 0.06%포인트 상승했다. 카드론(장기 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14.03%에서 14.31%로 0.28%포인트 오르는 데 그쳐 조달금리 상승분(0.49%포인트)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연체를 피하기 위해 카드값 일부만 갚으면 나머지 금액을 다음 결제 대상으로 연장해 주는 ‘결제성 리볼빙’의 수수료율도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7월 말 기준 리볼빙 수수료율은 16.56%였지만 10월 말에는 16.71%로 0.15%포인트 상승했다. 카드사들이 조달금리 상승분을 대출금리에 완전하게 반영하지 못한 셈이다.
카드 업계에서는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제한돼 있어 현재 금리도 은행 등과 비교하면 너무 높다고 생각하는 사회 인식과 중저신용자에 대한 이자 부담 완화 등 ‘상생 금융’ 분위기가 확산된 영향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는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생각하기 때문에 조달금리가 상승하더라도 대출금리에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못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차주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한 면이 있지만 카드사 입장에서는 올해 실적 악화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올들어 카드사 실적은 금리가 급등했던 지난해보다 더 악화됐다. BC카드를 포함한 8개 전업 카드사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 78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 3530억 원)보다 11.7% 감소했다. 카드사의 영업수익 구조는 크게 신용판매를 통한 수수료 수익과 카드론 등 대출을 실행한 뒤 얻는 이자 수익으로 나뉘며 비중은 엇비슷하거나 이자 수익이 더 큰 편이다. 금리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대부분 카드사의 이자 수익이 늘어났지만 자금을 조달할 때 부담해야 하는 이자비용이 더 크게 증가하면서 카드사의 실적 부진이 발생한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올해 실적 악화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종료된 지난해보다 수수료 수익도 늘었고 금리 상승으로 이자 수익도 늘어났지만 이자비용이나 수수료 비용이 훨씬 더 크게 늘어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호 기자 junpark@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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